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앳된 15세 드라이버 송하림, 한국인 최초 F1 드라이버가 되기 위한 여정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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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를 앞두고 한국 모터스포츠 역사에 또 하나의 의미 있는 도전이 펼쳐진다.

2008년생으로, 올해 15세에 불과한 포뮬러 드라이버 송하림이 23일부터 27일까지 말레이시아 세팡 인터내셔널 서킷에서 펼쳐지는 FDA(페라리 드라이버 아카데미)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예선에 한국인 최초로 출사표를 던졌다.

FDA는 지난 2009년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스포츠카 브랜드이자 F1(포뮬러 원) 등 전세계 모터스포츠 산업을 주도하는 페라리에서 시작된 유망주 발굴 프로그램이다.

'F1의 황제' 미하엘 슈마허가 페라리팀에서 무려 11년간을 뛰며 5차례의 시즌 챔피언에 등극할 정도로 페라리를 상징하는 빨간색 머신은 F1 그 자체라고도 할 수 있다. 페라리는 FDA를 통해 전세계 유망주를 뽑아 궁극적으로 F1 드라이버까지 성장시키는 것을 목표로 지원하고 있는데, 찰스 르클레르, 세르히오 페레즈, 랜스 스트롤, 믹 슈마허 등 전현직 F1 드라이버들이 FDA 출신이다.

3세 때부터 카트를 탔으며, 11세부터 포뮬러 머신을 경험했고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부터 국내 포뮬러 대회를 휩쓸고 있는 송하림의 최종 목표는 당연 한국인 최초 F1 드라이버인데 FDA 지역 대회를 통해 그 첫 발걸음을 시작하는 것이다. 아시아와 오세아니아 지역의 만 14~17세 유망주 25명이 나서는 이번 예선에서 상위 6명(아시아 2명, 오세아니아 4명)에 든다면, 10월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왕중왕전에 나설 수 있다. 왕중왕전은 전세계 5개 지역에서 선발된 30명이 출전하는데, 여기서 역시 상위 6명 내에 선발된다면 FDA 팀 선수로 활동하며 F4(포뮬러 포)부터 시작해 F3와 F2, F1 드라이버로까지 성장할 수 있는 엘리트 코스를 밟을 기회가 주어진다.

이런 원대한 꿈을 이루기 위해선 지역 예선 통과가 우선 순위이다. 송하림은 23~24일 차량 세팅과 주행 교육 등을 실시했고, 25~27일 실제 주행 실력과 체력 및 인터뷰 테스트 등을 거쳐 왕중왕전 진출을 가리게 된다. 송하림의 지원과 지도를 이끌고 있는 김도형 포뮬러매니지먼트컴퍼니 본부장은 "송하림은 예선 출전 선수 중 가장 어리면서도, 가장 많은 7200분의 포뮬러 경험이 있기에 주행 실력에선 가장 뛰어날 것이라 자부한다"며 "하지만 이번 대회부터 영어와 체력 테스트 등 오세아니아 선수들에 절대 유리한 평가 항목이 있어 조금 걱정되기는 한다. 그래도 이를 잘 이겨내서 이탈리아로 향할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테스트를 앞두고 있는 송하림은 스포츠조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컨디션이 무척 좋다. 한국 최초의 F1 드라이버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으며 자신도 있다"고 당차게 말했다.

물론 첫번째 도전에서 실패할 수도 있다. 그래도 아직 15세에 불과하기에 최대 2차례의 기회도 남아 있다. 왕중왕전에 나가고, FDA 팀에 들어간다고 해도 이제 시작일뿐이다. 척박한 국내 모터스포츠 산업계의 환경을 고려했을 때 스폰서십 유치도 결코 쉽지 않다. 김도형 본부장은 "'산 넘어 산'의 지난한 과정이겠지만, 송하림의 멋지고 아름다운 도전이 성과를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국내 모터스포츠 팬분들과 기업들의 많은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