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힘든 상황입니다(웃음)."
26일 창원NC파크. NC 다이노스전을 앞두고 만난 KIA 타이거즈 김종국 감독은 애써 미소를 지어 보였다. 하지만 마음은 숯이 된 지 오래다. 핵심 타자 나성범(34)과 야수 최고참 최형우(40)가 잇달아 부상으로 시즌 아웃 됐다.
나성범은 19일 광주 LG 트윈스전에서 2타점 적시타를 친 뒤 희생플라이 때 태그업 하다 왼쪽 햄스트링(허벅지 뒷근육)을 다쳤다. 진단 결과 햄스트링 파열로 3개월 재활 판정을 받고 시즌 아웃됐다. 24일 광주 KT 위즈전에선 최형우가 주루 과정에서 1루수 발에 걸려 넘어져 쇄골 골절로 4개월 진단을 받았다. 모두 1주 동안 벌어진 일이다.
왼쪽 종아리 부상으로 개막 엔트리 합류가 불발됐던 나성범은 6월 말 합류해 58경기 타율 3할6푼5리(222타수 81안타) 16홈런 57타점, OPS 1.098을 기록했다. 최형우는 121경기 타율 3할2리(431타수 130안타) 17홈런 81타점, OPS 0.887이었다. 33홈런 138타점을 합작한 두 선수가 가장 중요한 순간 시즌아웃 판정을 받았다. KIA 입장에선 망연자실 할 수밖에 없다. 피말리는 5강 경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으나, 전망은 어둡기만 하다. 김 감독 역시 "장타보다는 기동력을 살리는 데 중점을 두고자 한다"고 근심을 드러냈다.
나성범 최형우의 영향력은 비단 기록에 그치지 않는다. 나성범은 부상 재활 과정에서 후배 김도영의 체력 강화와 루틴 정립에 큰 도움을 주면서 올 시즌 맹활약 기반을 만드는 데 일조했다. 모범적인 생활과 철저한 자기 관리로 후배들의 귀감이 됐다. 최형우도 듬직하게 큰형 노릇을 하면서 주장 김선빈을 돕고 분위기를 이끌어 간 바 있다. 두 선수의 빈 자리가 크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NC전을 앞둔 KIA 더그아웃 한켠엔 나성범 최형우의 이름과 등번호가 새겨진 유니폼이 걸렸다. KIA 선수단은 남은 정규시즌 경기 내내 두 선수의 유니폼을 걸고 경기를 치르기로 했다. KIA 관계자는 "선수단이 올 시즌 끝까지 함께 한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올 시즌 가장 중요한 순간에서 최대 위기를 맞은 KIA, 두 구심점이 사라진 가운데 분위기는 점점 어두워졌다. 그러나 위기의 순간 선수단의 결집력은 그 어느 때보다 커지는 모양새다.
한편, 최형우는 이날 광주의 구단 지정병원에서 진행된 쇄골 고정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KIA 관계자는 "호흡에 상당한 통증을 느꼈던 상황인데 수술이 다행히 잘 마무리 됐다"고 밝혔다.
창원=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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