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유례 없는 독종이다.
직전 경기 얼굴 사구. 코뼈가 부러진 선수가 타석에 섰다. 홈런을 쳤다. 직전 경기 사구 맞기 전 홈런에 이은 2경기 연속 홈런.
독하디 독한 선수, NC 다이노스 서호철(27)이다.
서호철은 26일 창원 KIA전에 7번 3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우려를 딛고 공-수에서 활발하게 뛰었다.
2-6으로 뒤진 7회에는 특급 불펜 임기영을 상대로 솔로 홈런까지 날렸다. 시즌 4호이자 2경기 연속 홈런. 비록 NC는 4대6으로 아쉽게 패했지만 서호철의 투혼은 강렬했다.
직전 경기였던 24일 창원 두산전, 1회말 두산 선발 장원준을 상대로 기분 좋은 선제 솔로홈런을 날렸다. 하지만 8회말 김강률이 던진 145㎞ 직구에 안면을 직격 당하며 출혈 속에 병원에 후송됐다. 검진 결과 코뼈 골절. 하지만 수술적 치료는 불필요하다는 소견을 받아 보존적 치료를 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하지만 불과 하루 휴식 후 이틀 째 경기에 선발 라인업에 복귀했다. 본인의 의지가 강했다.
강 감독은 "기술 훈련 뿐만 아니라 고개를 흔드는 등 체크를 해봤는데 본인이 이상이 없다고 한다. (선발 출전하지만) 경기를 뛰는 것은 다른 문제이니 경기 중 상황을 확인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몸쪽 공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우려했다.
극단적으로 홈플레이트 쪽으로 붙어 서는 타자. 불의의 사구 위험이 상존한다. 이번에 얼굴을 맞았으니 두려울 만도 하다. 하지만 절대 물러서지 않았다. 더 바짝 붙어서 바뀐 투수 임기영의 몸쪽 높은 128㎞ 슬라이더를 특유의 빠른 스윙 스피드로 퍼올렸다. 창원NC파크 왼쪽 담장을 훌쩍 넘는 솔로포.
2019 신인 드래프트 2차 9라운드로 NC에 입단한 2군 타격왕 출신.
올 시즌 주전 내야수로 자리를 굳히며 102경기 타율 2할9푼2리(359타수 105안타) 4홈런 39타점, OPS 0.726의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고 있다. 노진혁의 FA 이적과 박석민의 부상 속에 우려했던 내야진이 서호철 김주원의 활약으로 탄탄하게 돌아가고 있다.
두려움 없는 투혼으로 내구성까지 입증하는 데 성공했다. 가치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 NC의 새 주전 3루수, 서호철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