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팬들의 트럭 시위 문화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한동안 아이돌 기획사를 상대로 한 팬들의 트럭 시위가 이어졌다.
아이브 장원영 팬덤은 소속사 스타쉽엔터테인먼트(이하 스타쉽)를 상대로 악플러에 대한 대응을 제대로 하고 걸맞은 지원을 하라며 8시간 여에 걸쳐 트럭시위를 진행했다.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도 트럭시위에 당했다. 샤이니 팬덤은 팬미팅 장소가 협소하다고, 소녀시대 태연 팬덤은 악플러 고소 진행 상황을 공유해달라고 트럭시위를 했다. 심지어는 신인 그룹 라이즈 팬들도 사생활 이슈에 답하라며 트럭시위를 전개했다.
JYP엔터테인먼트(이하 JYP)는 스트레이키즈의 국내 활동을 더욱 활발하게 해달라는 트럭 시위를 당했고, 하이브도 방탄소년단을 악플러로부터 보호하라는 트럭 시위에 곤욕을 치렀다.
이밖에 아이유 세븐틴 등 대부분의 K팝 스타들이 트럭시위에 시달렸다.
이렇게 아이돌 팬덤으로부터 시작된 트럭 시위는 이제 성역없이 번지고 있는 분위기다.
임영웅의 일부 팬덤은 소속사 물고기 뮤직이 제대로 서포트를 하지 못하고 있다며 트럭시위를 개진했고, 이찬원 장민호 팬덤도 트럭시위를 벌였다. 최근에는 '트바로티' 김호중 팬덤이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트럭 시위를 했다. 팬덤 아리스는 김호중의 실화 영화 제작으로 김호중이 조롱을 당하고 있고, 소속 아티스트들과의 불필요한 합동 스케줄로 이미지 소모가 심각하다며 생각엔터테인먼트 사옥 앞을 점령하고 보이콧을 선언했다.
팬들은 자신들의 의견을 소속사에 어필할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으로 트럭시위를 꼽고 있다. 비용을 모아 업체에 의뢰만 하면 손쉽게 시위를 할 수 있는데다 대규모 시위 특성상 주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여론전에도 유리하다는 것.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우선 일부 팬덤의 소수 의견이 팬덤 전체의 목소리인 것처럼 오해받을 소지가 다분하다. 또 소속사 입장에서는 아티스트를 위한 장기적 플랜을 세우고 전폭적인 지원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는 상태에서 팬들의 의견을 일일이 수용할수 만은 없다는 문제도 있다.
한 관계자는 "소속사의 존재 이유가 아티스트가 성장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하고, 아티스트를 보호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한 모든 플랜을 팬들에게 공유할 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 또 애초 많은 팬들이 아티스트를 좋아해준 것은 소속사가 만든 콘셉트와 이미지 때문이다. 그런데 그런 장기 플랜을 모두 무시하고 일부 팬들의 의견에 따라가다가는 배가 산으로 가는 꼴"이라고 토로했다.
팬들의 명분도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대부분의 팬들이 트럭 시위를 하는 이유로 내거는 것은 '악플러에 대한 대응책 공유'와 '활동 확장'이다. 그러나 악플러들의 경우 법적 대응 과정을 일일이 밝힐 수 없는 일이다. 또 컴백을 자주 해달라는 것도 팬들의 소망일 뿐 소속사 입장에서는 아티스트 컨디션과 의견을 존중해 스케줄을 정리해야 하며 무엇보다 앨범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 시간이 필요한 경우도 많다.
실제 전소미는 새 앨범 '게임 플랜'으로 2년 여만에 컴백했는데, "다시는 오래 쉬지 마라. 아니면 시위 트럭을 보낼 것"이라는 팬의 경고에 "트럭을 보내지 마라.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달래기도 했다.
물론 팬들은 정당한 방법으로 소속사에 의견을 개진할 권리가 있고, 소속사도 팬들과의 소통을 위한 다양한 창구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선을 넘는 과격 시위는 아티스트에게 독이 되는 폭력일 뿐이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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