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중국)=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한국 펜싱 여자 사브르대표팀의 맏언니 윤지수(30·서울시청)가 항저우에서 아시안게임 첫 개인전 금메달을 따기까지의 과정은 고난과 도전의 연속이었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레전드 투수 윤학길의 딸로 유명한 윤지수는 이번 항저우아시안게임을 여자 사브르대표팀의 맏언니로 참가했다. 김지연 최수연 같은 선배들이 줄줄이 대표팀을 떠나면서 팀을 이끌게 됐다. 2021년 도쿄올림픽 여자 사브르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딴 멤버 중 이번 아시안게임에 참가한 선수, 이번 사브르대표팀에서 아시안게임 경험이 있는 선수는 윤지수 뿐이었다. 김지연 SBS해설위원은 "부상으로 먼저 떠나게 돼 후배들에게 미안한 마음도 있지만 지수가 후배들을 이끌고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늘 고맙고 믿음직하다"는 마음을 전했다. 윤지수는 "지연 언니가 준결승을 끝나고 울었다고 하던데, 뭘 그런 걸로 우나"라며 "사실 우울증이 걸리는 게 아닐까 생각이 들 정도로 힘들었다. 언니에게 연락을 했더니 '네가 최고야'라고 해줬다. 그 말이 큰 힘이 됐다"고 했다.
'악바리' 윤지수는 모든 부담을 씩씩하게 이겨냈다. 전은혜와 나란히 출전했다. 도쿄올림픽 단체전을 비롯해 2014년 인천대회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대회 여자 사브르 단체전에서 우승한 윤지수는 '단체전용 선수'가 아니란 사실을 증명하려는 듯, 큰 동작과 저돌적인 공격으로 결승을 향해 힘차게 한발 한발 나아갔다. 16강에서 첫 고비가 찾아왔다. 접전 끝에 12-14 스코어로 패배 위기에 몰렸지만,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하며 내리 3점을 획득, 대역전극을 펼쳤다. 전은혜는 16강에서 샤오야치(중국)에 패해 아쉽게 탈락했다.
8강에서 줄리엣 흥(싱가포르)을 가볍게 15대6으로 물리친 윤지수는 준결승에서 운명처럼 자네브 다이베코바(우즈베키스탄)를 만났다. 도쿄올림픽 개인전 16강에서 탈락의 아픔을 줬던 다이베코바와의 맞대결에서 짜릿한 15대14 승리했다. 이미 준결승 진출로 경력 첫 아시안게임 메달을 확보한 윤지수는 샤오야치를 상대로 초반부터 크게 앞서나갔다. 2피리어드에서 추격을 허용하기도 했지만, 베테랑답게 격차를 벌리며 결국 15대10 스코어로 우승을 차지했다. 시상대에 홀로 오른 윤지수는 아버지를 떠올렸다. "경상도 집안이라 표현을 잘 안 하지만, 아버지(윤학길)가 지금 울고 계실거다"라며 "마지막 라운드까지 공을 던지는 아버지의 운동신경과 멘털을 닮은 것 같다"고 말했다.
윤지수의 도전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여자 사브르대표팀을 이끌고 29일 사브르 단체전 3연패, 개인 2관왕에 도전한다.
항저우(중국)=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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