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부터 잘해서 기를 죽이자는 전략이 먹혔다."
'대한민국 체조 간판스타' 김한솔(서울특별시청)이 위기를 이겨낸 눈부신 부상 투혼으로 아시안게임 2연패 위업을 이뤘다.
김한솔은 28일 중국 항저우 황룽 스포츠센터 체육관에서 열린 항저우아시안게임 남자체조 마루운동 결선에서 8명의 파이널리스트 중 첫 번째로 포디움에 섰다. 무결점 연기로 14.900점의 압도적인 점수를 받으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한솔은 지난해 전국체전 직후 왼쪽 팔꿈치 통증을 참으며 항저우아시안게임을 준비해왔다. 동작을 할 때마다 뼈가 부딪치는 통증을 참아내야 했다. 하지만 내년 파리올림픽 티켓이 걸린 세계선수권과 디펜딩 챔피언으로 나서는 항저우아시안게임을 앞두고 1년 가까이 수술을 미루고 훈련과 재활에 전념해왔다. 세계선수권과 아시안게임 시기가 겹치면서 체조협회는 1진 에이스 선수들을 세계선수권에 유망주 선수들을 아시안게임에 파견하는 결단을 내렸다. 지난 11년간 대한민국 체조의 간판으로 활약해온 베테랑 김한솔도 당연히 세계선수권 멤버여야 했지만 팔꿈치 부상으로 인해 아시안게임으로 방향을 틀었다. 붕대를 친친 감고 나선 아시안게임에서 필사적인 투혼을 발휘하며 기어이 시상대 맨 위에 섰다. 난도 6.0짜리 기술을 완벽하게 연기해 실시점수 8.900점을 받았다. 김한솔을 겨냥해 난도 6.0점짜리 기술로 나선 중국 에이스 중국 장보헝, 린샤오판이 실시 점수 8.333점에 그쳤다. 압도적인 클래스로 마루운동 2연패를 완성했다. 아시안게임에서만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를 따내는 쾌거를 일궜다.
첫 번째 순서의 불리함과 부상의 시련을 딛고 김한솔이 항저우에서도 다시 정상에 우뚝 섰다. 기쁠 때도 힘들 때도 늘 미소를 잃지 않는 긍정의 아이콘 김한솔 뒤엔 '아테네올림픽 개인종합 사상 첫 은메달리스트 레전드' 김대은 체조대표팀 코치가 있었다. 김한솔은 "첫 순서로 나가게 돼 떨렸지만 김대은 코치님이 '잘됐다. 첫번째에서 잘해서 기를 죽이자'고 하셨다. 그 전략이 먹혔다"며 활짝 웃었다. 김한솔은 생애 두 번째 아시안게임 2연패 위업을 이룬 뒤 "세계선수권에 제가 가면 도움이 될 것 같았지만, 팔꿈치 부상 때문에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도 링, 철봉 종목을 기권했다"면서 "중요한 이번 세계선수권에서 동료들의 사기를 꺾지 않을까 걱정했고, 팀원들이 더 힘들어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에 세계선수권에 가지 못한 서운함은 없다"고 말했다. 이제 그는 2016년 리우, 2021년 도쿄에 이어 생애 세번째 올림픽, 2024년 파리올림픽을 바라본다. "올해 전국체전이 끝난 뒤 바로 수술할 예정인데, 재활을 충실히 해 우선 내년 파리 올림픽에서 뛰고 싶다"고 각오도 함께 전했다. 를 전한 뒤 "또 많이 훈련하면 재발할 우려가 크겠지만, 한 번 부딪혀볼 생각"이라고 의욕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