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구체적으로 연습하는 거 없어요."
'큰 변화'를 앞두고 있지만, 이정후(25·키움 히어로즈)는 담담하게 '하던대로'를 앞세운다.
올 시즌을 마치고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 도전에 나서는 이정후. 그는 명실상부 KBO리그 최고의 타자로 활약해 온 특급 선수다.
2017년 입단 첫 해 144경기 전 경기에 출장해 179개의 안타를 때려내며 타율 3할2푼4리로 시즌을 마쳤다. 역대 신인 최다 안타 기록이다.
매년 3할 타율을 넘겼던 그는 2021년 타율 3할6푼으로 생애 첫 타격왕에 올랐고, 2022년에는 타율 3할4푼9리로 타격 5관왕(타율, 안타, 타점, 출루율, 장타율)과 함께 정규시즌 MVP를 차지했다.
올해 7월 수비 중 발목 부상으로 수술을 받아 86경기 타율 3할1푼8리에 그쳤다.
비록 올 시즌 완벽하게 자신의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미국 현지 언론에서는 이정후의 메이저리그 진출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 공식홈페이지 MLB닷컴은 이정후와 에릭 페디(NC)를 메이저리그에서 곧 볼 수 있는 선수로 소개했다. FA 랭킹 13위로 꼽기도 했다.
한미 양국에서 그의 거취를 둘러싸고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정작 이정후는 담담하다.
큰 변화 없이 자신의 루틴을 지키고 있다. 이정후는 "매년 시즌 준비하는 것처럼 타격 연습을 하고 있다. 수비는 아직 할 수 있는 시기가 아닌 만큼, 타격 훈련 및 기초 운동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후는 이어 "리그 경험을 하지 못해 확실하게 준비 과정을 이야기하기는 어렵다. 일단 발목이 100% 완벽하지만, 추가로 회복하는데도 신경을 쓰고 있다"라며 "구체적으로 무엇을 연습한다기 보다 내가 리그에 들어가 타구를 보고 맞게 준비를 잘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미국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뛰며 올 시즌 골드글러브 유틸리티 부문 한국인 첫 수상자이자 실버슬러거 후보에 오른 김하성의 조언 역시 비슷했다.
이정후는 "(김)하성이 형이 일단 와서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공을 봐야 한다고 말하더라. 말로 설명하기 보다는 직접 보는 게 도움이 될 거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이정후는 타격 폼에 다소 변화를 줬다. 스탠스와 셋업 자세에서의 손 위치 등을 바꿨다. 메이저리그의 빠른 공에 대처하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 그러나 4월 한 달 동안 타율 2할1푼8리에 그쳤고, 결국 원래 잘 치던 때의 타격폼으로 돌아왔다.
이정후는 "하나 느낀 건 내가 무엇을 준비하든 어차피 리그가 바뀌고 공이 바뀌면 내가 그 공을 치기 위해서 내 몸이 바뀔 거라는 사실"이라며 "고등학교 때 치던 방식대로 프로에 와서 공을 보면서 조금씩 변화했다. 이번에도 그렇게 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이정후는 "내가 그 공을 쳐보면서 어떻게 대처해야 한다는 느낌이 들 것이다. 이 공을 치기 위해 타격폼도 자연스럽게 변할거라고 본다. 그 경험을 하지 않고, 공에 대해 미리 준비한다기 보다는 지금 내가 늘 준비하는 과정에서 그 공을 치면 조금씩 자연스럽게 바뀌어가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최근 막을 내린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는 이정후의 가슴을 뛰게 했다. 이정후는 "확실히 레벨이 높다는 걸 느꼈다. 확실한 스타 선수가 중요할 때마다 중요할 때마다 하나씩 쳐주는 걸 보고 정말 멋있다는 생각을 했다"고 눈빛을 반짝였다. 머지 않은 미래, 자신의 모습이 될 수 있다.
현지 언론에서는 샌디에이고,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뉴욕 양키스 등을 이정후가 갈 만한 팀으로 언급하고 있다. 특히 샌프란시스코는 피트 푸틸라 단장이 직접 한국에 와 이정후의 경기를 지켜보기도 했다.
이정후가 바라는 구단은 어딜까. 이정후는 "내가 현지 상황을 잘 아는 것도 아니고, 일단 협상 과정은 에이전트에게 일임했다"라며 "미국은 시즌이 끝났지만, 한국은 아직 시즌 중이다. 한국에서 FA로 움직이는 것도 아니고 나는 도전해야 하는 입장"이라며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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