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아마 KT 선수들이 데미지를 크게 받았을 거예요. 2연승으로 우리 분위기는 더 좋아졌습니다."
LG 트윈스가 분위기를 완벽하게 끌어올렸다. 이제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단 1승만 남았다.
LG는 1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15대4로 완승을 거뒀다. 쉽지 않은 여정이었지만, 승리의 신은 LG의 편이었다. 1차전 패배 이후 분위기를 가다듬은 LG는 2차전과 3차전을 초접전 끝에 잡아냈다. 2경기 모두 질 뻔 하다가 이겼기 때문에 더욱 짜릿했다. 특히 10일 열린 3차전에서는 9회 2아웃에 터진 오지환의 역전 스리런 홈런으로 시리즈 향방을 바꿔놨다. 1승2패가 될 뻔 했지만, LG가 2승1패를 가져가면서 팀 분위기는 최상이었다.
3차전까지의 결과는 11일 열린 4차전에도 직격탄을 날렸다. LG 선수들은 시종일관 자신있게 플레이 했고, KT 선수들은 어딘가 조급해보였다. 1,2차전 무안타 후 3차전에서 3안타로 활약한 '리드오프' 홍창기는 "우리 분위기는 쭉 좋았다. 특히 2,3차전을 모두 이기고나서 분위기가 더 올라온 것 같다. KT 선수들은 2,3차전 결과로 인해 데미지를 크게 받았을 것이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분위기 싸움에서 LG가 확실히 우위에 있는 모양새였다.
반면 KT는 승운이 조금만 더 따랐다면 3승무패가 될 수도 있었던 시리즈를 놓치면서 1승2패로 몰렸고, 선수들은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특히 플레이오프부터 총력전을 펼친 탓에 가뜩이나 LG에 비해 수적 열세인 불펜에 대한 고민이 끝내 해결되지 못했다.
이강철 감독은 3차전에서 오지환에게 9회에 역전 스리런 홈런을 허용한 김재윤을 5회에 두번째 투수로 올리는 초강수를 뒀다. 마무리 상황보다 조금 더 부담이 덜한 상황에 김재윤을 내고, 또 손동현과 박영현을 조금 더 뒤에 쓰겠다는 계산으로도 읽혔다.
엄상백이 1회에 김현수에게 투런 홈런을 허용하긴 했지만 그 후로 무실점 호투를 한 것을 감안했을때, 5회 선두타자 문성주에게 볼넷을 허용하자마자 김재윤을 올린 것은 모두를 의아하게 만드는 결정이었다. 그만큼 절박하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이미 분위기 싸움에서 갈렸다. LG가 분위기에서 압도하며 승부수로 던진 김재윤을 무너뜨려 추가 3득점을 했고 이후 등판한 불펜 투수들을 전부 난타하면서 일찌감치 4차전의 승리팀이 확정되고 말았다.
수원=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