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싱 국가대표 출신 남현희(42)가 대한체육회 이사, 대한펜싱협회 이사직을 내려놨다.
남현희는 '재벌 3세'를 사칭한 전청조씨(27)와 연인 관계로 지내다 지난 10월 23일 결혼 인터뷰 직후 전씨의 사기 행각, 성별 논란, 전과 이력이 백일하에 드러나며 갖은 의혹에 시달리고 있다. 잠실의 초호화 주상복합 레지던스에 거주하며 재벌 그룹 혼외자, 미국 반도체 기업의 대주주, 51조 자산가라 주장하며 남현희에게 명품 선물 공세를 펼치고, 투자자들을 모집해온 전씨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구속됐다. 전청조 사기범행 피해자는 현재까지 23명, 피해규모만 28억원으로 추후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약혼자이자 연인이었던 남현희에 대한 경찰 조사가 진행중인 가운데 전씨가 올해 초 대한펜싱협회에도 30억원을 기부하겠다며 접촉한 사실이 알려지며 협회 역시 밀려드는 취재 문의로 홍역을 앓았다. 세간의 의혹이 난무할 뿐 사실 확인도 더디고, 현재 조사가 진행중인 상황에서 이런저런 비판 여론이 쏟아지는 가운데 대한체육회, 대한펜싱협회의 입장도 난감한 상황, 남현희가 지난 13일 스스로 사임서를 제출했다.
강서구의회 김민석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5일 '남현희가 2021년 4월부터 대한체육회 이사로 활동하던 중 전청조로부터 고가의 물품을 받았다'면서 남현희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국민권익위원회에 신고한 직후 사임서를 낸 것으로 알려졌지만, 남현희의 사임은 이 건과는 무관하다. 이보다 앞선 11일 사임서를 작성하고 지인을 통해 이기흥 대한체육회장과 대한펜싱협회 임원에게 사의를 표한 후 13~14일 등기우편을 통해 사임서를 제출했다.
이유야 어떻든 펜싱인, 체육인, 경기인으로서 명예인 이사직을 각별하게 생각해온 남현희로서는 가장 뼈아플 수밖에 없는 사임서다. "불미스러운 일로 인해 펜싱인, 협회 관계자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린 점을 죄송하게 생각한다. 스스로 책임을 지려 한다. 나로 인해 체육계나 펜싱계가 연루되고 더 영향을 받는 걸 원치 않는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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