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충남아산이 박동혁 감독과 7년간의 동행에 마침표를 찍었다.
충남아산은 21일 공식 채널을 통해 '박동혁 감독과 상호 합의에 따른 계약을 해지했다'고 발표했다.<스포츠조선 단독 보도> 이어 '오랜 시간 동안 아산을 이끈 박 감독이 아산과 본인의 발전 및 미래에 대해 구단과 의견을 나눴고 고심 끝에 상호 합의 하에 계약을 해지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2017년 아산무궁화를 시작으로 아산과 인연을 이어오던 박 감독은 7년간의 동행을 마무리했다.
박 감독은 충남아산의 산증인이다. 2017년 아산무궁화 수석코치로 부임한 박 감독은 2018년 자진 사퇴한 송선호 감독의 후임으로 감독직에 올랐다. 그의 나이 39세, K리그 최연소 감독이었다. 박 감독은 데뷔 첫 해부터 지도력을 발휘하며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경찰청 측에서 선수 수급을 중단하는 위기 속에서도 K리그는 물론 중국 슈퍼리그에서도 제안이 왔지만, 의리를 지키며 팀에 잔류했다. 아산무궁화는 우승을 차지했음에도 승격하지 못했다.
아산무궁화는 다음해 '시민+경찰'구단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K3리그 출신들이 뛰는 등 전력이 약해졌음에도 박 감독은 탁월한 지도력을 앞세워 리그 7위라는 성적을 만들어냈다. 아산무궁화는 2020년 충남아산이라는 새로운 시민구단으로 옷을 갈아입었고, 박 감독은 초대 사령탑으로 이름을 올렸다.
첫해 성적은 좋지 않았다. 단 한 차례도 베스트11을 가동하지 못했을 정도로 부상 선수들이 속출하며, 최하위에 머물렀다. 2021년 절치부심한 박 감독은 선수 수급부터 열을 올렸고, '선수비 후역습' 전략을 완성하며 팀을 바꿨다. 창단 첫 플레이오프에 도전했지만 막판 뒷심 부족으로 아쉽게 8위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박 감독은 8위라는 성적에도 이례적으로 K리그2 감독상 후보에 오를 정도로 능력을 인정받았다.
2021년을 끝으로 계약이 만료된 박 감독은 새로운 출발을 염두에 두다, 재계약에 성공했다. 아산시의 요청으로 감독 공개 채용 공고가 나왔고, 베테랑 감독들과의 경쟁 속, 박 감독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박 감독은 외국인 선수가 없는 가운데서도 아산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한때 3위까지 오르는 놀라운 질주 속 막판까지 플레이오프 경쟁을 펼쳤지만, 아쉽게 6위에 머물렀다. 5위까지 가는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지만, 박 감독은 아산 구단 역사상 최고 성적을 만들어냈다. 2022년 구단 최고 대우로 재계약을 한 박 감독은 2023년 유강현(현 대전하나시티즌) 등의 공백을 메우지 못한채 최종 10위에 머물렀다.
박 감독은 부임 기간 중 비록 목표로 한 플레이오프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리그에서 가장 적은 예산을 가지고 매 시즌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 특히 선수 발굴과 육성에서 탁월한 성과를 보였다. 잊혀진 베테랑들을 부활시키고, 흙속의 진주를 찾았다. 2021년에는 김인균을 영플레이어상, 2022년에는 유강현을 득점왕으로 만들었다. 연령별 대표 선수도 배출했다. 박 감독은 이같은 능력을 인정받아 올림픽대표팀 사령탑 물망에도 올랐고, 매년 K리그1, 2부 팀들의 직간접적인 러브콜을 받았다.
여전히 리그 최연소 감독이지만, 그도 어느덧 감독 5년차. 박 감독은 고심 끝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계약기간이 남았음에도 과감히 지휘봉을 내려놓기로 결심했다. 충남아산에서는 잡으려 했지만, 그의 뜻은 완고했다. 박 감독은 재충전하며, 새로운 도전을 모색하기로 했다. 박 감독은 "갑작스러운 소식을 전해드린 것 같아 마음이 좋지 않다. 언제나 변함없이 사랑을 주시며 응원해 준 팬들에게 정말 고맙고 죄송하다. 팀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계속해서 고민했고 이제는 변화가 필요한 시간이라 판단했다. 끝없는 지지를 보내주셨던 도·시민분들과 아르마다 팬분들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끝으로 부족한 감독을 믿고 따라준 선수들에게 제대로 마지막 인사를 하지 못한 것 같아 마음이 쓰인다. 하지만 유능하고 유망한 선수들이기에 내가 떠나더라도 팀을 잘 이끌어 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앞으로도 충남아산의 발전을 기원하겠다"고 마지막 소회를 밝혔다. 박동혁의 감독 커리어 1막이 마무리됐다.
한편, 충남아산은 조속히 팀의 발전에 부합하는 후임 감독을 선임하여 2024시즌에 대한 준비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