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갑진년의 한국 야구, 또 한 번 세계 무대에 선다.
내년 11월 열리는 2024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프리미어12가 그 무대다. 도쿄올림픽, 2023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잇달아 눈물을 흘렸던 한국 야구에게 프리미어12는 명예 회복을 위한 기회다.
기대보다는 우려가 크다. 최근 성적이 그랬다. 베이징 신화 재현을 노렸던 도쿄올림픽에선 노메달 굴욕에 그쳤고, WBC에선 1라운드 탈락의 아픔을 반복했다. 매 대회마다 최정예를 자부하는 구성으로 나섰으나, 세계의 벽을 좀처럼 넘지 못했다. '숙적' 일본과의 격차는 이제 멀어졌고, '한 수 아래'로 여겨왔던 대만, 호주마저 쉽게 볼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KBO는 2024시즌 개막을 3월 말로 앞당겼다. 시즌이 늘어지는 사태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지만, 다가올 프리미어12에 대비하기 위한 포석도 없지 않다.
현재 대표팀 사령탑 자리는 공석이다.
류중일 전 대표팀 감독은 소임을 다 하고 물러났다. 항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에 이어 APBC(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준우승의 성과를 만들어냈다.
다가올 프리미어12에서도 류 감독이 지휘봉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 24세 이하 선수들로 구성한 두 대회에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 무엇보다 두 대회를 통해 젊은 선수들의 기량과 활용법을 꿰뚫고 있다는 점은 프리미어12에 합류할 베테랑 선수와의 시너지, 전체 팀 운영 면에서도 긍정적인 요소다. 두 대회를 통해 어느 정도 성과를 냈다는 점도 류중일호의 프리미어12 출항에 토를 달기 어려운 부분이다.
중요한 것은 대표팀 사령탑 선임 이후의 준비다.
프리미어12까지는 꽤 긴 시간이 남아 있다. 하지만 10개 구단의 시즌 준비 일정 등을 고려할 때, 실제 소집돼 호흡을 맞출 수 있는 시간은 시즌 이후가 될 가능성이 높다. 별도의 국제 경기를 잡기 쉽지 않은 야구 여건상, 대표팀 상시 소집에는 제한이 있을 수밖에 없다.
현실적으로 보면 폭 넓은 예비명단 구성을 먼저 완료하고, 주기적으로 해당 선수를 체크하면서 추려가는 작업이 가능하다. 시즌 일정을 소화하면서 부상, 기량 등 다양한 변수가 나타나기는 하지만, 추적 관찰을 통해 실수를 줄일 수 있다. 대표팀보다 더 오랜 기간 선수가 소속된 각 구단 실무 파트와의 네트워크를 통해 도움을 받는 방법도 생각해 볼 만하다.
한국 야구는 WBC 참사에도 800만 관중 시대 복귀에 성공했다. 야구를 향한 팬심이 굳건하다는 점은 반길 만하다. 그러나 한국 야구가 세계 무대에서 설 자리를 점점 잃어가고 있다는 것은 결코 좋은 신호가 아니다.
준비는 빠를 수록 좋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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