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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족상도례(親族相盜例)는 '친족 간 재산 관련 범죄에 관한 특례'를 뜻한다. 형법 328조 1항은 직계혈족(부모·자식)이나 배우자, 동거친족, 동거가족 등 사이에서 벌어진 절도 사기·횡령·배임 등 재산 범죄를 처벌하지 않는다고 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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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친족상도례의 입법 취지 자체는 인정됐다. 헌재는 "경제적 이해를 같이하거나 정서적으로 친밀한 가족 구성원 사이에서 발생하는 용인 가능한 수준의 재산범죄에 대한 형사소추 내지 처벌에 관한 특례의 필요성은 수긍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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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는 "넓은 범위의 친족간 관계의 특성은 일반화하기 어려운데도 일률적으로 형을 면제하면, 경우에 따라서는 형사 피해자인 가족 구성원의 권리를 일방적으로 희생시키는 것이 되어 본래 제도 취지와는 어긋난 결과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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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이나 미성년자에 대해 일률적으로 이 조항을 적용하는 것은 "가족과 친족 사회 내에서 취약한 지위에 있는 구성원에 대한 경제적 착취를 용인하는 결과를 초래할 염려가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다만 친족상도례를 어떻게 고칠지에 대해서는 고심할 필요가 있다. 헌재는 "입법자가 충분히 사회적 합의를 거쳐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며 우선 적용을 중지하고 국회가 가능한 한 이른 시일 안에 법을 개정하라고 주문했다.
친족상도례 규정은 절도와 공갈, 사기, 횡령 등 경우에 따라 피해가 큰 범죄도 부모나 자식이 했다면 처벌할 수 없다는 점에서, 현재 사회적 분위기와 맞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사회적 변화와 함께 친족에 대한 인식이 바뀌면서다. 특히 친족간 재산범죄가 증가해, 현실에 맞게 손질하거나 아예 폐지해야 한다는 비판이 꾸준히 나왔다.
연예계에서는 박수홍 사례가 대표적으로 꼽힌다. 박수홍이 2022년 친형 부부를 수십억 원 횡령 혐의로 고소한 것과 관련, 박수홍 부친은 검찰 조사에서 실제로는 자신이 박수홍 자금을 관리했다며 횡령의 주체도 자신이라는 취지로 주장한 바다. 이에 박수홍 부친이 친족상도례 규정을 악용해, 친형을 구제하려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고 '친족상도례 폐지' 주장에 불을 지폈다.
이날 헌재의 판단으로 '친족상도례' 규정이 도입 71년 만에 효력을 잃었지만, 박수홍 부친에 대한 처벌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박수홍 부친이 자신이 횡령했다고 주장히는 범행 시기 때문이다. 형법 1조에 따라 범죄의 성립과 처벌은 '행위 시의 법률'을 따르기에, 박수홍 부친이 주장한 시기는 친족상도례 조항이 적용된다.
반면, 박세리 사례는 조금 다를 수 있다는 해석이 있다. 박세리희망재단은 지난해 9월 박세리 부친 박준철 씨를 사문서위조 혐의로 대전 유성경찰서에 고소했다. 재단 이름으로 부친을 고소했기에, 향후 법원에서 해당 혐의를 인정했을 시, 박세리 부친은 처벌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헌재는 이날 직계혈족·배우자·동거친족·동거가족을 제외한 친족이 저지른 재산 범죄는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도록 정한 328조 2항은 합헌으로 결정했다.
헌재는 이 조항을 두고 피해자의 의사에 따라 국가형벌권 행사가 가능하기 때문에 피해자의 재판절차진술권은 문제 되지 않고, 평등 원칙도 어기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