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가히 압도적인 페이스다.
KIA 타이거즈 박찬호가 2년 연속 3할 타율에 가까워지고 있다. 12일 광주 롯데전까지 124경기 타율 3할6리(477타수 146안타) 4홈런 57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47이다. 8월(3할4푼5리)에 이어 9월(3할3푼3리)에도 3할 이상 월간 타율을 기록하면서 타격 페이스는 상승세. 남은 페넌트레이스 11경기에서 지금의 페이스를 유지하고 부상 없이 시즌을 마친다면, 2년 연속 규정 타성 3할 타율의 해피엔딩이 예상된다.
'커리어 하이' 시즌이다.
지난해 데뷔 첫 3할(3할1리) 및 한 시즌 최다 안타(136개)를 기록했던 박찬호. 안타 기록은 이미 지난해를 넘어섰고, 타율도 경신이 눈앞이다. 스포츠투아이 기준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은 2.01로 리그 전체 유격수들과 견줘 상위권이다.
이런 기록보다 더 눈에 띄는 건 출루율 상승이다.
박찬호의 출루율은 0.363으로 지난해(0.356)보다 소폭 상승했다. 하지만 지난해 볼넷 40개를 얻는 동안 삼진 56개를 당했던 것과 달리, 올해는 볼넷 45개를 얻으면서 삼진은 38개에 그쳤다. 늘어난 안타 생산, 높아진 출루율과 올 시즌 그가 리드오프 내지 9번 타순을 오갔던 모습을 돌아볼 때, 본연의 역할을 100% 수행했다고 볼 수 있다. 수비 및 체력 부담이 큰 유격수 포지션에서 풀타임 시즌을 보내면서 이런 기록을 만들어낸 것 역시 찬사를 받을 만. 그림 같은 수비로 팀을 구해낸 장면까지 돌아보면 '유격수 박찬호'의 가치는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
사실 박찬호는 지난해에도 골든글러브를 차지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그러나 LG 트윈스 캡틴 오지환과의 경합에서 120대154로 밀려 2위에 그쳤다. 당시 박찬호는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딸과 함께 직접 참가, '2위의 품격'을 보여준 바 있다. 그는 당시 "오진환 형과 함께 언급되는 것도 영광이고, 한발 다가섰다는 느낌을 즐기겠다"며 "34표, 지금 저와 오지환 선수의 차이가 이정도 아닐까. 어쨌든 2등이다. 야구 인생에서 언젠가는 한번 꼭 골든글러브를 받아보고 싶다. 올해는 시상식 현장 풍경을 익히러 온 것으로 하겠다"고 자신을 다잡은 바 있다.
현시점에서 박찬호는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 1순위'로 꼽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뛰어난 개인 지표 뿐만 아니라 팀의 페넌트레이스 1위 질주에 힘을 보탠 공을 무시할 수 없다. 지난해 경합했던 오지환이 걸었던 길을 그대로 걸어가고 있다. 개인-팀 성적을 종합해봤을 때 나머지 9개팀 유격수 중 박찬호를 위협할 만한 지표를 갖춘 선수를 찾기는 쉽지 않다.
KIA가 페넌트레이스 1위를 결정 짓고, 한국시리즈까지 제패하면서 통합 우승을 일군다면 박찬호는 지난해 2위 아쉬움을 훌훌 털어내고 황금장갑의 주인공으로 거듭날 것으로 보인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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