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한승주, 김영현, 강효종.
구단들 살람살이가 괜찮은가. 2년여 동안 쓰지 못할 선수들이 계속 보상 선수로 지명된다.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대어급 FA 선수들의 보상 절차가 마무리 됐다. 4명의 선수가 보상 선수 타이틀을 달고, 새출발을 하게 됐다.
심우준이 4년 50억원의 조건에 한화 이글스로 이적한 게 시작이었다. 심우준을 내준 KT 위즈가 두산 베어스에서 허경민을 4년 40억원에 데려왔다. 한화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KT 소속이던 투수 엄상백을 4년 78억원 거액에 영입했다. LG 트윈스는 불펜 최대어로 꼽힌 장현식 영입전 승자가 됐다. 4년 52억원 전액 보장이라는 파격 승부수를 던졌다.
네 사람 모두 FA B등급이었다.
25인 보호 선수 외 1명을 연봉 100% 보상금과 함께 원 소속팀에 넘겨줘야 했다. KT는 심우준 보상 선수로 투수 한승주를, 엄상백 보상 선수로는 외야수 장진혁을 찍었다. 두산은 KT 투수 김영현을 선택했으며, 마지막으로 KIA 타이거즈가 19일 LG에서 투수 강효종을 지명하는 걸로 마무리 됐다.
장진혁을 빼면 모두 투수. 공통점이 있다. 세 사람 모두 내달 상무 군입대를 앞두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쉽게 납득하기 힘든 일이다. FA 선수를 내줬다는 건 팀 주요 전력을 잃었다는 뜻이 된다. 보상 선수로 즉시 전력을 뽑아, 어떻게든 공백을 메워야 한다. 하지만 KT, 두산, KIA는 약 1년 반 군생활을 해야하는 선수들을 뽑았다.
먼저 현장에서 계속 지적하는 '뎁스' 문제를 얘기하지 않을 수 없다. 25인 보호 선수를 묶으면 주전 선수들은 거의 들어간다. 주전과 백업을 오가는 선수층에서 알짜배기를 뽑아야 하는데, 최근 야구계 주전과 백업 선수들의 실력 격차가 점점 커지다보니 마땅히 고를 자원들이 없는 것이다. 이번에 보상 선수를 지명한 한 구단은 심각하게 보상 선수 제외 연봉 200% 보상금을 받을까 고민했을 정도다.
애매한 선수를 뽑을 바에는 '로또'를 긁어보자는 마음이 더 커질 수 있다. 상무에 입대한다는 건 잠재력이 있고, 각 팀에서 어느 정도 존재감을 자랑하던 선수들이라는 뜻이다.
한승주는 여러 팀이 주목한 기대주고, 김영현도 막강한 불펜을 자랑하는 KT에서 필승조 경험이 있다. 강효종은 LG 1차지명 선수다.
최근 상무에서 전역한 선수들의 잠재력이 터지는 것도 눈 여겨 봐야 한다. 대표적으로 엄상백이 그렇다. KT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다 상무에서 실력을 끌어올리더니 완전한 선발 투수로 거듭났다. 최근 화제였던 155km 광속 사이드암으로 화제를 모은 이강준 역시 상무에서의 체계적인 운동으로 구속을 끌어올렸다고 밝힌 바 있다. 서호철(NC) 천성호(KT) 타자들도 상무 전역 후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상무는 최고의 운동 시설을 갖추고 있고, 선수들이 하루 종일 운동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다. 2군 리그를 통해 실전 감각도 끌어올릴 수 있고, 마음만 먹으면 성장을 도모하기에 최고의 환경이다. 사실 소속팀에서는 1군에서 생존 경쟁을 해야 하고, 2군에서도 짜여진 스케줄 속 개인 역량을 끌어올리는 데 모든 전력을 쏟기 힘들다. 1년 반의 기다림이, '대박'이 돼 돌아올 가능성에 솔깃할 수 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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