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보스턴 레드삭스로 이적한 왼손 영건 파이어볼러 개럿 크로셰가 명문 구단의 위상을 새삼 실감했다. 달고 싶은 번호를 달 수 없었다.
보스턴은 메이저리그 윈터미팅 마지막 날인 지난 12일(이하 한국시각) 화이트삭스에 포수 카일 틸, 외야수 브래든 몽고메리, 내야수 체이스 미드로스, 우완 위켈먼 곤잘레스 등 4명을 내주고 크로셰를 데려오는 1대4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그런데 크로셰가 보스턴 이적 통보를 받은 뒤 와보니 원하는 번호가 모두 영구결번으로 지정돼 달 수 없게 된 것이다.
크로셰는 화이트삭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2020년 이후 줄곧 45번을 달았다. 그런데 보스턴의 전설적인 투수 페드로 마르티네스가 달았던 번호로 2015년 영구 결번됐다. 크로셰는 이에 대해 지난 14일 AP와 인터뷰에서 "그게 트레이드 후 처음 깨달은 것 중 하나"라고 말했다. 보스턴 구단의 역사와 전통을 실감했다는 것이다.
그 다음으로 테네시대학 시절 사용한 34번을 신청했는데, 이 역시 2016년 영구결번된 번호였다. 바로 보스턴의 전설적인 타자 데이비드 오티스가 달았었다. 이어 고교 시절 번호 14번도 봤는데, 이는 1970~1980년대 보스턴의 간판타자로 활약했던 짐 라이스의 번호로 2009년 영구결번으로 지정됐다.
크로셰는 "대학 때 34번을 달았는데, 이 역시 영구결번이었고, 그 다음으로 고교 시절 이후 단 적이 없는 14번을 골랐는데, 예상했던대로 달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결국 크로셰의 선택은 35번이었다. 보스턴 선수로는 2023년 리차드 블라이어, 2022년 에릭 호스머, 2021년 맷 앤드리스, 2020년 조시 오식이 달았던 번호다. 올시즌에는 이 번호의 주인이 없었다고 한다.
크로셰는 보스턴 구단 특별보좌역으로 있는 페드로 마르티네스가 스프링트레이닝 인스트럭터로 참여한다는 것에 대해 "페드로와 어떤 얘기를 나누더라도 나에게 이상적인 세계가 될 것이다. 하지만 큰 기대를 하지는 않겠다. 오히려 선수들과 부딪히면서 잘 녹아들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크로셰는 지난 여름 화이트삭스가 트레이드를 추진하려고 하자 연장계약을 해주지 않으면 (해당 팀이)포스트시즌에 나가도 던지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화이트삭스에 잔류하게 된 크로셰는 8월 이후 투구수 관리를 받으면서 시즌을 마감했다. 선발 32경기에서 146이닝을 던져 6승12패, 평균자책점 3.58, 209탈삼진을 올렸다.
결국 오프시즌 들어 트레이드가 성사되면서 보스턴에 둥지를 틀게 됐다. 보스턴과 연장을 계약을 할 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크로셰는 "크게 안심이 된다"면서 "스프링트레이닝이 되면 어느 팀에 있을지 궁금해 하고, 팀 분위기를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에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런 측면에서 지금 트레이드가 돼 좋다"고 밝혔다.
즉 스프링트레이닝 이전, 그것도 새해가 오기 전 팀을 옮기게 해 준 두 구단에 고마움을 전한 것으로 보인다.
이어 크로셰는 "보스턴과 같은 큰 시장과 레드삭스의 팬 베이스 앞에서 뛴다는 것은 굉장한 기회다. 어릴 적 꿈꾸며 내 모습을 상상했던 게 AL 동부지구의 보스턴, 뉴욕과 같은 팀에서 뛰는 것이었다. 빅 파피(데이비드 오티스의 별명)의 경기를 보고 자랐는데, 그가 뛴 장소(펜웨이파크)에 들어가면 매우 짜릿한 순간이 될 것 같다"고 이적 소감을 나타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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