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너무 못해서 할말이 없다. 생각보다 더 못했다. 전반적으로 되는게 하나도 없었다."
김호철 IBK기업은행 감독의 인내심에 한계가 왔다. 올스타 휴식기와 함께 좋던 기세가 꺾였고, 4연패로 이어지며 급기야 봄배구 여부가 벼랑끝까지 몰렸다.
기업은행은 17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V리그 현대건설전에서 세트스코어 0대3으로 완패했다. 20점 넘기기도 힘겨웠던, 말 그대로 압도적인 패배였다.
거듭된 연패에도 미소로 일관하던 김호철 감독은 이날 경기 후 보기드물게 격앙된 속내를 털어놓았다.
"피곤해서라기보단 정신적으로 나사가 빠졌다고 표현하고 싶다. 컨디션이 좋든 나쁘든 코트에 나섰으면 프로답게 뛰어야한다. 우리 선수들 보러온 팬과 응원단도 있지 않나. 이기고 지는 건 실력이지만, 최소한 최선을 다하고 의욕적인 모습을 보여줘야한다."
김호철 감독은 "때릴 땐 때려줘야하는데, (빅토리아도 안되고)육서영도 안되고 황민경도 이소영도 안되니까 가운데(최정민)로 어떻게든 뚫어보려고 했다. 그러다보니 리시브도 흔들렸다"면서 "내가 잘했다는 게 아니다. 경기를 지면 내 책임이 가장 크다. 하지만 오늘 같은 경기는 (프로로서)기본이 안돼있었다. 6명 모두가 한마음이 돼야하는데, 그런 모습이 아니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날 연결이 거듭 흔들리면서 보유중인 세터 4명이 모두 코트에 번갈아 나서는 진풍경도 연출됐다. 선발 출전한 천신통 다음으로 나선 김하경도 범실을 연발했고, 신예 김윤우와 신인 최연진까지 투입됐다.
김호철 감독은 "(투입된 선수들)경기력을 얘기할 게 없다. 많이 흐트러진 경기였다. 지금 모두가 똘똘 뭉쳐서 해도 잘할랑 말랑 한데…"라며 답답한 마음을 토로했다.
"아직 선수들 한번도 혼낸 적이 없다. 그런데 오늘은 선수들한테 목소리를 좀 높이고 왔다. 오늘처럼 경기하는 건 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부터 책임진다는 마음으로, 앞으로는 이런 경기를 보여드리지 않고자 한다."
산넘어산이라고, 다음 상대는 선두 흥국생명이다. 최근 페이스가 좋지 않다곤 하나, 기업은행 입장에선 '배구황제' 김연경의 존재감이 태산처럼 드높다.
김호철 감독은 "연습은 잘하는데, 막상 코트에만 나오면 이 모양"이라고 한탄하는 한편 "이대로라면 4라운드 전패할 수도 있겠다는 위기감이 든다. 우리 선수들이 힘을 더 내주길 바란다"고 한층 더 의지를 다졌다.
수원=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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