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탬파베이 레이스에 새 둥지를 튼 김하성이 올해 말 FA 시장에 나갈 경우 톱클래스급 선수로 주목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ESPN은 12일(한국시각) 'FA 및 트레이드 업데이트: 브레그먼, 아레나도, 기타'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하며 'FA 알렉스 브레그먼가 어디로 갈 것인가?'라는 항목에서 김하성을 언급했다.
브레그먼은 사실상 마지막 남은 FA 거물이다. 최소 1억달러 이상의 장기계약이 예상되는 브레그먼은 스프링트레이닝이 개막하는 시점이 됐는데도 아직 행선지를 정하지 못했다. 그러나 적어도 이번 주에는 결론이 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보스턴 레드삭스, 시카고 컵스, 디트로이트 타이거스가 브레그먼에 장기계약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사를 쓴 제프 파산 기자는 '최소 6년 이상의 장기계약을 찾고 있는 브레그먼과 계약한다는 것은 2025년에 그가 하는 일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다음 두 번의 FA 시장에서 최근 5년 동안 bWAR 4.0 이상을 한 번이라도 기록한 내야수는 얼마 되지 않는다'며 '올해 겨울에는 유격수 보 비, 2루수 루이스 아라에즈, 내야수 김하성, 3루수 에우제니오 수아레즈가 있고, 내년 겨울에는 2루수 브랜든 로, 니코 호너, 조나단 인디아, 유격수 JP 크로포드가 FA가 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가운데 그 누구도 브레그먼이 지난 3년 동안 한 것에 필적할 선수는 없다'고 했다. 즉 브레그먼이 이번 겨울 원하는 조건을 받고 계약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김하성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2022년 4.9, 2023년 5.8의 WAR을 기록했다. 4년 합계 WAR은 15.3이다. 2019년 데뷔한 비은 4.0 이상의 WAR을 두 차례(2021년, 2023년), 최근 4년 합계 WAR 14.1을 찍었다. 아라에즈는 2022년과 2023년 2년 연속 WAR 4.0을 넘었고, 최근 4년 동안에는 13.5를 마크했다. 최근 4년 합계 WAR은 셋 중 김하성이 가장 높다. 브레그먼의 4년 WAR은 15.7이다.
김하성은 탬파베이 레이스와 2년 2900만달러에 계약을 했다. 올해 1300만달러, 내년 1600만달러의 연봉을 받는다. 그러나 올시즌을 마치면 계약을 해지하고 FA를 선택할 수 있다. 파산 기자는 올해 말 FA 내야수 랭킹을 비, 아라에즈, 김하성 순으로 매긴 것으로 보인다.
비은 지난해 부상 때문에 81경기에 그치면서 성장세를 이어가지 못했지만, 2021~2022년 연속 AL 안타 부문 1위에 올랐고, 2023년에는 타율 0.306, 20홈런, 73타점, 69득점, OPS 0.814를 마크하며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유격수로 자리매김했다. 올해 말 27세가 되기 때문에 이번에 부활에 성공한다면 내야수 중에 최고라고 할 만하다.
아라에즈는 작년까지 3년 연속 타격왕을 차지한, 현존 최고의 컨택트 히터다. 올해 말 FA 협상 시점의 나이는 28세로 비 못지 않은 각광을 받을 수 있다. 올해 연봉은 1400만달러다. 재정 형편이 악화된 샌디에이고는 아라에즈를 올시즌을 앞두고 또는 올여름에 트레이드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어깨 수술을 받고 막바지 재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김하성은 지난 4일 탬파베이 입단 인터뷰에서 복귀 시점에 대해 "4월 말 또는 5월 초면 되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그럴 경우 풀타임에 가까운 시즌을 보낼 수 있고, 규정타석(502)도 넘길 수 있다. 2023년 샌디에이고 시절의 투타 기량을 회복한다면 올해 말 FA 시장에 나간다고 봐야 한다.
김하성은 파산 기자가 특정 포지션이 아닌 내야수로 지칭한 것으로 봐 2루수, 3루수, 유격수가 필요한 구단들이 집단적으로 러브콜을 보낼 수 있는 예비 FA라고 할 수 있다.
올니 기자의 보도대로 브레그먼은 자신이 원하는 조건을 제시받은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올해 말 다시 FA 시장에 나갈 가능성은 희박하다. 즉 한때 최소 1억달러 이상의 가치를 지닌 유틸리티로 평가받았던 김하성이 올시즌 재기에 성공한다면 올해 말 비, 아라에즈와 함께 내야수 '빅3'를 형성한다고 보면 된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