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대만)=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저희 감독님이 좀 뵙자고 하시는데…"
대만 국가대표팀 감독의 인사를 먼저 받는 남자. 롯데 자이언츠 역사를 대표하는 '불멸의 좌완' 주형광 투수코치가 그 주인공이다.
13일 대만 타이베이돔. 대만 대표팀 측 관계자가 롯데 더그아웃을 기웃거렸다.
잠시 후 라커룸에서 나온 사람은 주형광 투수코치였다. 그는 타격 연습이 진행중이던 홈플레이트 케이지 쪽으로 걸어갔다.
그 곳엔 청하오쥐 대만 대표팀 감독이 있었다. 청하오쥐 감독은 환하게 웃는 얼굴로 주형광 코치의 손을 맞잡으며 반가움을 표했다.
청하오쥐 감독은 대만 라쿠텐 몽키스에서 원클럽맨으로 활약한 외야수 출신이다. 은퇴 후 사령탑으로 부임했고, 지난해 프리미어12 때는 대표팀 사령탑을 맡아 대만의 첫 국제대회 우승을 이끌며 '야구영웅'으로 등극했다.
감격의 조우를 마친 주형광 코치에게 두 사람의 사연을 물었다. 그는 멋쩍게 웃었다.
"2008년에 지바롯데 연수를 갔을 때 만난 친구다. 그때 (청하오쥐)감독님도 코치로 지바롯데 연수를 왔었다."
오래전 인연이었지만, 두 사람은 금방 서로를 알아봤다. 주형광 코치는 "낯이 익긴 했는데, 혹시나 했다. 어제 호텔 식당에서 다시 만났는데, 먼저 아는 척을 하면서 '경기장에서 사진 한번 같이 찍자'고 하더라"며 웃었다. 이어 "낯선 곳에서, 남의 팀에서 같은 외국인으로서 인사하고 지낸 사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 시절 추억을 떠올리는 주형광 코치의 얼굴은 밝은 미소로 가득했다.
다만 두 사람이 소회를 풀려면 아직 시간이 좀 필요하다. 롯데 선수단은 13일 경기가 끝난 뒤 곧바로 타이난으로 돌아가기 때문.
이날 두 사람은 다정하게 사진을 찍고, 연락처를 교환했다. 청하오쥐 감독은 "다음엔 좀더 길게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 식사라도 같이 하자"고 했고, 주형광 코치도 "그럽시다"라며 화답했다.
한편 대만 대표팀의 투수코치는 과거 뉴욕 양키스에서 뛰었던 왕젠민이다. 그는 자신의 열렬한 팬을 자처하는 롯데 관계자에게 사인볼을 선물하며 훈훈하게 화답했다.
타이베이(대만)=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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