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공이 정말 좋았다."
오타니 쇼헤이(31·LA 다저스)가 투타 겸업 복귀 시동을 본격적으로 걸었다. 오타니는 16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카멜백랜치에서 첫 불펜 피칭을 진행했다. 최고 구속 94마일(약 151㎞)을 기록하며 그를 지켜본 미디어 관계자들과 팬들을 흥분하게 했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 MLB.com은 '오타니는 공 14개를 던졌고, 모두 투심 또는 포심 패스트볼을 던졌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에 따르면 오타니의 구속은 92~94마일(148~151㎞)로 형성됐다'고 보도했다.
로버츠 감독은 미국 현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공이 정말 좋았다. 오타니가 이날 투구를 꽤 만족스러워하는 것 같았다. 커맨드가 좋았고, 공도 아주 잘 나왔다. 오타니에게는 정말 긍정적인 날이었다"고 평가했다.
오타니는 2018년 LA 에인절스와 계약하고 처음 미국 메이저리그에 왔을 때부터 투타 겸업 선수로 눈길을 끌었다. 단순히 투타를 겸하는 게 아니라 투수로는 에이스, 타자로는 4번타자를 맡을 수 있을 정도로 2가지 모두 뛰어난 재능을 보여주면서 단숨에 슈퍼스타로 떠올랐다.
오타니가 투타 겸업의 꿈을 제대로 실현한 건 2021년이었다. 오타니는 그해 투수로 23경기에 선발 등판해 9승2패, 130⅓이닝, 156탈삼진, 평균자책점 3.18, 타자로 155경기, 타율 0.257(537타수 138안타), 46홈런, 100타점, OPS 0.965를 기록하며 생애 첫 MVP의 영광을 안았다. 오타니는 에인절스에서 마지막 투타 겸업 시즌을 보낸 2023년과 다저스 이적 첫해인 2024년까지 2년 연속 MVP를 차지하기도 했다. 지난해는 팔꿈치 수술 여파로 타자로만 뛰었는데 메이저리그 역대 최초 50홈런-50도루 역사를 쓰는 등 159경기, 타율 0.310(636타수 197안타), 54홈런, 59도루, 130타점, OPS 1.036의 경이로운 성적표를 남겼다.
오타니는 주루 플레이 도중 왼쪽 어깨를 다치는 바람에 지난해 11월 수술대에 올랐는데, 올해 마운드 복귀에는 큰 차질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로버츠 감독은 오타니가 5월쯤에는 선발 로테이션에 안착할 수 있을 것으로 바라봤다.
오타니는 이번이 투타 겸업을 이어 갈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 생각하고 있다. 또 투구를 할 수 없는 부상으로 이어진다면, 투타 겸업이 몸에 무리가 많이 간다는 것을 인정하고 타자에만 전념할 뜻을 내비쳤다.
오타니는 지난해 12월 일본 공영방송 NHK에 방영된 자신의 특집 프로그램에 출연해 "나도 이제 베테랑 나이가 됐다. 만약 수술을 한번 더 해서 1년 반 동안 재활을 하게 된다면 정말 힘들 것이다. 이번이 투타 겸업을 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느낌이 든다"고 이야기해 야구팬들을 놀라게 했다.
어쩌면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투타 겸업 도전에 오타니는 신중히 움직이고 있다. 다저스도 마찬가지. 다저스는 '이도류' 오타니의 가치를 인정했기에 지난 시즌을 앞두고 10년 총액 7억 달러(약 1조105억원)라는 거액을 안겼다. 마지막 도전을 다저스에서 건강히 가능한 오래 이어 갈 수 있도록 최선의 계획을 고민하고 있다.
MLB.com은 '다저스는 오타니가 캑터스리그 경기(시범경기)나 정규시즌 도중에는 마이너리그 재활 경기에 등판하게 하지 않을 전망이다. 투타 겸업 선수는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않고도 재활 등판에 나설 수 있는 규정이 있지만, 다저스는 최대한 오타니를 라인업에 두고 지명타자로 활용하는 것을 선호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다저스는 오타니가 투타 겸업이 가능해질 때 마운드 등판 이후 휴식 기간 등 아직 정해야 할 것이 많다.
오타니는 미국 스포츠매체 '디애슬레틱'에 "나는 가능한 많은 경기에 뛰고 싶지만, 팀에서 내가 쉬어야 한다고 한다면 팀의 결정을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앤드류 프리드먼 다저스 야구 부문 사장은 "오타니와 관련된 모든 것은 미지의 영역이다. 그만큼 독특하다. 내가 역대 야구 선수 가운데 오타니가 가장 재능 있는 선수라 주장하는 이유"라며 야구 역사상 가장 특별한 재능을 사수할 방법을 찾겠다 다짐했다.
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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