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다시 왕좌를 차지할 수 있도록 우리 KIA 타이거즈의 좋은 기운을 받아서 내년에도 좋은 성적 내길 응원하겠다."
KIA 타이거즈 간판타자 김도영(22)이 2025 하얼빈동계아시안게임 여자 쇼트트랙 2관왕 김길리(21·성남시청)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남겼다. 김길리는 쇼트트랙 혼성 2000m 계주와 여자 1500m에서 금메달을 차지하며 주목을 받았는데, 결승선을 통과할 때와 포디움 정상에 섰을 때 세리머니가 김도영의 홈런 세리머니와 매우 흡사해 눈길을 끌었다.
김길리는 평소 자신의 SNS에 야구 응원 사진을 공유하며 KIA팬임을 숨기지 않았다. 경기장에 직접 찾아가 응원도 하고, KIA 유니폼과 응원 도구도 구비하는 등 이미 검증된 KIA '찐팬'이다.
김길리는 세리머니의 비밀과 관련해 "내가 KIA 팬으로서 이번에 KIA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해서 기운을 받고 싶어서 정상에 올랐을 때 김도영 선수의 세리머니를 했다. 나랑 세리머니가 비슷해서 그 기운을 더 받으려고 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김도영은 19일 미국 어바인 1차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해 김길리의 세리머니를 지켜본 소감을 말했다.
김도영은 "(미국과 시차 때문에) 자고 일어났는데 팬분들께서 DM으로 (김길리의 세리머니 영상을) 알려주셔서 보게 됐다. 김길리의 존재를 알고 있었고, 너무나도 스포츠계에서 훌륭한 선수인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더욱더 놀랐다. KIA 팬이라 더 영광이었던 것 같고 많이 신기했다. 더 열심히 야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2026년은 김길리와 김도영 모두에게 중요한 한 해다. 김길리는 내년 2월 열리는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금메달을 목표로 다시 구슬땀을 흘릴 예정이다. 김도영은 3월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과 9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대표팀 승선을 노린다. 김도영은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혜택을 받아야 미국 메이저리그 도전 시기를 앞당길 수 있는 상황이다.
김도영은 2026년에 김길리와 함께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냈으면 하는 바람을 표현했다. 동반 금메달이면 더할 나위 없다.
김도영은 "나도 내년에 아시안게임이 있다. 동계올림픽에서 당연히 이제 긴장만 안 한다면 나보다 훨씬 잘하시겠지만, 그냥 하던 대로만 하시면 충분히 금메달을 따실 거라 본다. 다시 왕좌를 차지할 수 있도록 우리 KIA의 좋은 기운을 받아서 내년에 좋은 성적 내길 응원하겠다. (올림픽에서도 김길리가 똑같은 세리머니를 한다면) 나로서는 영광"이라고 힘줘 말했다.
김도영은 김길리 사례를 통해 지난해 정규시즌 MVP를 차지한 파급력을 실감하냐는 질문에 "그냥 'KIA 팬분들이 어디에나 있구나'라고 생각했다. 야구를 잘해야겠다는 생각만 많이 들었다"며 올해도 좋은 활약으로 좋은 영향을 끼치고 싶은 바람을 표현했다.
인천공항=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