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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살 막내의 당돌한 클린치, 37세 베테랑도 '꼼짝 마' [화성 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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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스포츠조선 정재근 기자] 37세 베테랑 배유나가 18살 막내의 클린치에 꼼짝없이 당했다.



한국도로공사 배유나가 20일 화성실내체육관에서 열린 IBK기업은행과의 경기에서 짜릿한 매치포인트 블로킹으로 3대0승리를 결정지었다.



경기 후 수훈선수에 선정된 배유나가 방송 인터뷰를 마치자 물병을 든 선수들이 배유나를 둘러쌌다. 배유나가 "얘들아 물은 아니야"라며 어린 선수들을 점잖게 타일렀지만 소용없었다.

올해 목포여상을 졸업한 18살 신인 김다은이 배유나의 허리를 두 팔로 감싼 후 재빠르게 등 뒤로 돌아가 꼼짝 못하게 만들었다. 퇴로가 막힌 배유나는 후배들의 물세례에 속절없이 흠뻑 젖고 말았다.

'병 주고 약 주는' 노련미도 있었다. 아직 밖은 영하의 추운 날씨. 행여나 큰 언니가 감기라도 걸릴까봐 김다은은 큰 수건을 가져와 배유나의 몸을 감쌌다. 막내의 당돌하면서도 따뜻한 마음씨에 배유나도 울다가 웃었다.



이날 배유나는 블로킹 4개 포함 11점을 올리며 타나차(17점), 강소휘(15점), 니콜로바(15점)와 함께 팀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3세트 25-24 상황에서 결정적인 블로킹으로 팀 승리를 지킨 장면은 이날 경기의 하이라이트였다.

이번 시즌 1라운드 1순위로 도로공사에 입단한 김다은은 V리그 초대 영플레이어상 수상이 유력한 신인 세터다. 지난 12일에는 김운용 여성체육대상 신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데뷔 후 세 번째 경기부터 선발로 출전한 김다은은 이미 도로공사의 주전 세터로 자리 잡았다. 활달하고 담대한 성격으로 코트에서 선배들을 리드하는 모습을 보면 아직 18세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다.



베테랑 배유나와 신인 김다은의 활약과 나이 차를 뛰어 넘는 우정이 도로공사의 내년 시즌을 더 희망적으로 만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