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시대를 풍미한 플레이메이커 케빈 더 브라위너(34·맨시티)가 이번 시즌을 끝으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무대를 떠날 가능성이 제기됐다.
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24일(현지시각), '더 브라위너가 자신의 한계를 인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은 지난 20일, 스페인 마드리드의 산티아고베르나베우에서 열린 레알마드리드와의 유럽챔피언스리그 녹아웃 스테이지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더 브라위너를 교체명단에 포함했지만, 0-3으로 끌려가는 후반에도 투입하지 않았다. 그는 이날 1대3, 합산 3대6으로 패해 탈락 고배를 마신 뒤 더 브라위너를 투입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묻지 말아달라면서 "그저 나의 결정"이라고만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전 토트넘 공격수이자 잉글랜드 간판 축구 진행자인 게리 리네커는 더 브라위너가 계속된 부상으로 더 이상 예전처럼 뛸 수 있는 다리 상태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더 브라위너는 24일 리버풀과의 리그 경기에서 선발 출전했지만, 별다른 활약 없이 후반 21분 신성 제임스 맥어티와 교체됐다. 더 브라위너의 달라진 입지, 달라진 현실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다. 맨시티는 0대2 스코어로 패했다. 과르디올라 감독 부임 후 홈에서 리버풀에 패한 건 이날이 처음.
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오는 6월 맨시티와의 계약이 만료되는 더 브라위너는 다음시즌에도 시티에 머물길 원한다. 하지만 클럽은 34세가 된 선수에게 재계약을 제시할지 깊은 고심을 하고 있다. 40만파운드(약 7억2000만원)에 달하는 고액 주급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맨시티는 지난 겨울 이적시장에서 오마르 마르무쉬, 비토르 헤이스, 압두코디르 쿠사노프 등 젊은 자원을 대거 영입했다. 최근엔 레버쿠젠 에이스 플로리안 비르츠 영입에 관심이 있다는 보도가 나왔는데, 현지에선 비르츠를 '더 브라위너의 대체자'로 여기고 있다.
맨시티가 이번여름 최대 8명의 베테랑을 정리하고 리빌딩 작업에 돌입할 거란 전망이 끊이질 않는다. 더 브라위너가 그 8명 안에 포함될 가능성이 점점 커지는 모양새다. 더 브라위너는 팀이 치른 리그 26경기 중 단 12경기에 선발 출전해 2골에 그쳤다. 미국프로축구(MLS) 진출설도 더 브라위너의 '탈시티'를 부추기는 형국이다. 타임스에 따르면, MLS 신생팀 샌디에이고가 더 브라위너 영입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지정 선수' 한 자리를 비워둔 채 더 브라위너 영입에 '올인'한 상태로 알려졌다.
더 브라위너는 최근 2~3년간 사우디아라비아 복수팀의 열렬한 관심을 받았지만, 선수측은 가족을 위해 사우디보단 미국행을 선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샌디에이고는 2025년 MLS 개막전에서 '디펜딩 챔프' LA갤럭시를 2대0으로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더 브라위너는 손흥민의 EPL 입성 동기다. 2015년 볼프스부르크에서 맨시티로 이적한 이후 '월클 커리어'를 쌓았다. 6번의 EPL 우승, 2번의 FA컵 우승, 5번의 EFL컵 우승을 차지했고, 2022~2023시즌엔 챔피언스리그를 포함한 트레블을 일궜다. 2019~2020시즌과 2021~2022시즌 두 차례에 걸쳐 EPL 올해의 선수를 수상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