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배구 황제' 김연경(흥국생명)이 '폭탄' 은퇴 선언을 한 직후, 흥국생명의 경기는 홈과 원정을 가리지 않고 구름 관중이 몰린다.
1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과 정관장의 맞대결. 이날 경기는 양팀 다 주축 선수들을 전부 제외하고, 신인급 혹은 백업 선수들이 엔트리를 채웠다. 원래대로라면, 1위 흥국생명과 2위 정관장의 '빅매치'가 될 뻔했던 경기. 각자의 사정이 있었다. 흥국생명은 휴식일이었던 지난 2월 26일 정관장이 GS칼텍스에 세트스코어 1대3으로 패하면서, 정규리그 1위가 확정됐다. 잔여 경기에서 어떤 성적을 거두더라도 1위 확정이다. 이미 순위가 결정이 된 상황에서 굳이 무리해서 주전 선수들을 쓸 이유가 없었다. 아본단자 감독은 김연경을 비롯한 주전 선수들을 전부 제외하고, 신인급 선수들을 위주로 선발 출전 엔트리를 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경기는 매진을 기록했다. 3811석 티켓 전석이 판매됐다. 삼일절 공휴일을 맞아 많은 가족 단위 관람객이 눈에 띄었지만, 무엇보다 원정팀인 흥국생명 응원단이 돋보였다. 흥국생명은 이날 2대3으로 패했지만, 관중석 한블록 이상을 분홍색 유니폼을 입은 흥국생명 팬들이 채웠다.
흥국생명 선수단은 이 경기가 끝난 후 정규 리그 1위 시상식을 열었다. 자력으로 1위를 확정한 것이 아니다보니, 일찍부터 이날 시상식이 개최된다는 공지가 있었다. 비록 경기는 흥국생명이 2대3으로 역전패를 당했지만, 선수들은 웃으며 1위 확정을 자축할 수 있었다.
또 김연경의 현역 마지막 대전 경기인만큼, 상대팀 정관장 팬들의 관심과 열기도 대단했다. 김연경 역시 이날 휴식과 체력 안배 채원으로 경기를 뛰지 않았지만, 마지막 5세트 중반 경기 흐름과 크게 상관이 없는 상황에서 아본단자 감독이 김연경을 잠깐 투입했다가 다시 불러들였다. 이는 팬 서비스 차원이다. 흥국생명 원정 팬들 뿐만 아니라 정관장 홈팬들 역시 김연경이 마지막으로 뛰는 모습을 현장에서 보기 위해 많은 기대를 하며 경기장을 찾았고, 감독 역시 김연경을 잠깐 코트에 내보내면서 이런 기대에 부응했다. 김연경은 전광판 화면에 잡히거나, 워밍업 할때, 코트에 교체돼 투입됐을때 등 그 어느때보다 많은 환호를 받았다.
KOVO는 김연경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은퇴를 선언한 직후인 2월 17일 단장 간담회에서 남은 정규 리그 경기에서 은퇴 기념 행사를 개최하기로 구단들과 의견을 모았다. 사실상의 '은퇴 투어'다. 2월 16일 화성 IBK기업은행전을 시작으로 상대팀의 홈 경기시 김연경에게 구단이 준비한 기념품을 전달하고, 단체 사진 촬영 및 김연경의 사인볼과 유니폼을 팬들에게 선물하고 있다.
'마지막 김연경'을 보기 위해 많은 팬들이 몰리는 이유다. 2월 16일 화성 경기 3945석 매진을 시작으로 2월21일 수원 현대건설전 3808석 매진, 2월 25일 인천 IBK기업은행전 6067석 매진 그리고 3월 1일 대전 경기 3811석 매진까지. 은퇴 선언 이후 전 경기 매진 행렬이다. 그사이 여자부 타팀 경기들이 평균 1000~2000명 남짓의 관중을 불러모은 것과는 확연한 차이가 난다.
대전=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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