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일본)=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투수들은 전광판에 찍히는 스피드를 보고 자신의 공이 어떤지를 확인하기도 한다.
직구가 평소의 구속이 나온다면 자신있게 공을 뿌리지만 구속이 낮게 나온다면 직구보다는 변화구 위주로 바꾸기도 하는 등 변화를 주기도 한다.
LG 트윈스 임찬규는 지난 1일 일본 오키나와 아카마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연습경기서 조금은 당황스런 경험을 했다. 이날 2이닝 동안 1안타 1볼넷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투구수는 28개. 그런데 전광판에 찍힌 그의 구속이 조금은 당황스러웠다. 1회 디아즈를 삼진잡을 때 찍힌 구속은 135㎞. 임찬규에게 어떤 구종이었냐 물었더니 "직구를 던졌다"라고 했다. 직구 구속이 아직 덜 올라온 것일까.
아니었다. 임찬규는 "이곳 전광판 구속이 실제 구속보다 4~5㎞ 정도 덜 나온다고 하더라. 나도 더그아웃 들어가서 보니 최고 142㎞까지 나왔다고 하더라. 구속은 괜찮은 것 같다"라고 했다.
임찬규는 던지면서 전광판의 구속이 잘못됐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했다. 커브의 구속이 82㎞가 찍혔기 때문. 임찬규는 "전광판에 82㎞가 찍히는 것을 보고 확실히 전광판이 잘 안나오는구나 느꼈다"면서 "내가 82㎞까지는 못내려봤다. 89, 91㎞정도가 최저구속이었다. 그래서 위안을 삼고 던졌다"라며 웃었다. 이날 LG가 찍은 임찬규의 커브 최저 구속은 95㎞. 전광판에 찍힌 구속과 10㎞ 이상 차이가 났다.
임찬규는 "첫 이닝은 오랜만에 경기라 그런지 조금은 불안정했다. 한국 마운드와 달라서 어려웠는데 나름 잘 잡아서 비교적 괜찮았다"면서 "평소와 똑같이 더졌다. 똑같이 던져야 피드백을 받을 수 있으니까 시즌 때와 똑같이 했다. 공이 우측으로 빠지는 경향이 있었는데 조금 수정 잘 하고 마무리한 것 같다"라고 했다.
지난 2023년 14승에 이어 지난해에도 10승을 기록하며 데뷔 첫 2년 연속 두자릿수 승리를 기록한 임찬규는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 등 포스트시즌 3경기서 3승에 평균자책점 1.08로 큰 경기에서도 강하나 모습을 보이면서 국내 에이스로 확실하게 자리를 굳혔다.
LG는 올시즌 우승 탈환에 도전한다. 그러기 위해선 임찬규의 3년 연속 두자릿 수 승리가 필요하다.
140㎞대 초반의 직구에도 같은 곳에서 오는 120㎞대의 체인지업과 90~100㎞대의 느린 커브 등 구속 차이를 보인 세가지 구종으로 KBO리그의 강타자들을 요리하고 있다. 가끔 슬라이더를 던지긴 하지만 확실한 무기는 아니다. 그래도 꾸준히 시험하며 무기로 삼으려 한다.
이번 연습경기와 시범경기에서도 슬라이더의 시험은 계속된다. 이날도 2개를 던졌다. 임찬규는 "(강)민호형에게 던졌는데 더 낮게 던지려 했는데 스트라이크존으로 형상됐다. 다행히 방망이 끝에 맞아 범타(중견수 플라이)가 됐다. 공의 움직임 자체는 좋았던 것 같다. (박)동원이 형도 좋았다고 했고, 민호형에게도 물어봤는데 좋았다고 했다"라면서 "슬라이더는 오랜 시간 동안 투자하고 있는데 참 어렵다. 그래서 추가할 수 있으면 좋겠다 정도다. 타자를 더 잘잡기 위해서 슬라이더가 조금 더 좋아졌으면 좋겠다. 지금 아니면 시도해볼 수 있는 상황이 없다. 다음 등판 때는 빈도수를 더 늘려봐야 할 것 같다"라며 계속 시도하겠다고 했다.
오키나와(일본)=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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