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60억원 '거물급 FA' 황재균(38·KT)이 백업으로 밀려났다.
이강철 KT 감독은 내년과 내후년을 보고 신예를 육성하기로 했다. 이 감독은 '눈 딱 감고' 결정했다고 밝혔다. 황재균은 전지훈련 기간 유격수와 2루수 자리를 두고 경쟁했지만 앞으로는 1루와 3루 후보로 뛸 예정이다.
황재균의 입지는 스토브리그 부터 좁아지기 시작했다. 황재균은 그간 KT 부동의 3루수였다. 황재균은 2018년 KT와 4년 88억원, 2022년 4년 60억원의 대형 FA 계약을 두 차례나 체결했다. 2021년 KT 창단 첫 우승의 주축 멤버이기도 하다. 하지만 KT가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3루수 허경민(35)을 4년 40억원에 영입하면서 역할이 애매해졌다.
이강철 감독은 황재균을 먼저 내야유틸리티로 활용할 계획을 세웠다. 황재균은 본래 유격수 출신이라 2루 적응이 어렵지 않다. 3루수를 오래 맡았으니 1루는 더 쉽다. 스프링캠프에서는 외야 훈련까지 소화했다.
이는 의외로 긍정적인 효과를 낳았다. 기존 내야 자원들이 바짝 긴장하는 메기효과가 있었다. 유격수와 2루수 자리에서 경쟁한 권동진(27) 윤준혁(24) 천성호(28) 오윤석(33)의 경쟁력이 엄청 높아졌다. 이강철 감독 입장에서는 열심히 하는 젊은 선수들에게 성장 기회를 주고 싶은 건 당연한 일이다. 권동진과 윤준혁은 발도 빨라서 활용 가치도 높다.
이강철 감독은 현재도 챙겨야 하지만 미래를 함께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감독은 "당장 성적도 중요하지만 그러다 보면 1년이 그냥 쓱 지나간다. 아무 것도 남는 게 없이 끝나더라. 베테랑들만 쓰다가 그들이 자리를 비우게 되면 처음부터 새로 시작해야 한다. 그런 팀들을 봤는데 나도 그렇게 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더라"고 털어놨다.
이 감독은 "여기 저기 나가게 되면 이것도 안 되고 저것도 안 될 것 같았다. 잘하는 포지션을 주는 게 나을 것 같다. 그래서 이제 밑에서 올라오는 친구들도 재미를 느낀다. 자기 자리가 어디인지도 모르고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정립을 시켜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강철 감독은 이미 마운드에서 그렇게 좋은 투수들을 만들어냈다. 국가대표급 마무리 박영현이 대표적이다. 올 시즌에는 원상현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감독은 "우리 팀에서 투수들이 항상 한 명씩 튀어나오는 이유가 어쨌든 1년 풀타임을 (1군에)데리고 있으면 2년차에 확연하게 성장하는 모습이 보인다. 야수도 그렇게 가야 한다. 우리가 키워내야지 다들 너무 열심히 해주고 있는데 기회가 돌아오지 않으면 희망이 꺾인다"고 설명했다.
평균 연령이 어려지면 아무래도 역동적인 경기 운영이 가능하다. 이강철 감독은 "(권)동진이나 (윤)준혁이가 나가면 막 뛰고 그러니까 재밌더라. 그렇게 하면서 팀 컬러도 슬슬 바뀌어야 한다. 눈 딱 감고 써야지 한 시즌 같이 보내면서 70~80경기 나가면 많이 성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수원=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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