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오프 시즌 내내 이어져온 KIA 타이거즈 5선발. 드디어 결정된다.
KIA 이범호 감독은 16일 광주 삼성전에 앞서 "성향이 다른 느낌 말고는 어디 갔다놔도 빠지지 않는 둘 다 잘 던지는 투수들"이라며 "제 생각만큼 투수코치의 생각도 중요하다. 좋은 걸 가지고 있는 투수들이라 오늘 던지고 나면 상의해 결정해야할 것"이라고 말?다.
이날 경기 선발은 황동하다. 최종 리허설을 갖는다.
전날 15일 삼성전에는 김도현이 선발등판, 4⅓이닝 3안타 무4사구 4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호투했다.
이날 결정적인 장면 하나가 김도현의 5선발 가능성을 살짝 더 높였다.
낮아진 ABS존을 체감하게 한 사건이었다.
3회초 김도현은 삼성 선두타자 이재현을 루킹 삼진을 잡았다. 0B2S에서 127㎞ 커브가 크게 떨어져 포수 한준수가 잡을 때는 미트가 땅에 닿을 정도였다. 이재현은 유인구 볼을 골라냈다고 생각했지만 ABS는 스트라이크 판정을 내렸다.
지난해 ABS였다면 절대 스트라이크 콜이 나올 수 없는 상황. 하지만 중계 화면에 3D 스트라이크 존을 통과하는 궤적이 흘러나왔다. 분명 공은 앞 뒤 존을 모두 걸쳐 들어왔다.
육안으로는 어이 없어보이는 공. 그라운드 내 모두가 놀랐다. 타자 뿐 아니라 그 공을 던진 투수 조차 당혹스러워 했다.
김도현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좀 당황하긴 했는데 그런 행운이 있어서 좋았던 것 같다"며 겸연쩍게 웃었다. 이어 "이제 그런 커브 볼도 (ABS에 잘 걸리도록) 잘 던져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ABS존을 약 1㎝ 낮춘다고 했을 때 현장에서 가장 먼저 나온 말이 바로 커브볼러의 유리함에 대한 예측이었다. 바로 그 장면이 김도현의 땅에 떨어지는 커브볼 스트라이크 콜로 입증됐다.
새로운 존에 대한 낮은 커브의 활용이 늘어나고 타자들이 이를 보편적으로 의식할 경우 떨어지는 커브의 위력은 더해질 수 밖에 없다. 과거 유인구라 판단해서 손을 내지 않던 공을 특히 투스트라이크 이후 울며 겨자먹기로 커트라도 시도하게 될 공산이 크다. 진짜 유인구와 낮은 존의 커브 스트라이크를 구분하기도 쉽지 않다. 타자들로선 특히 시즌 초반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범호 감독은 "ABS존 변화로 커브를 낮게 잘 던지는 투수가 확실히 유리해졌다. 김도현도 커브가 주 구종인 선수라 혜택을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ㅇ 감독은 거꾸로 타자들에 대해서는 "그런 것들을 다 친다고 하면 공을 따라다니게 되고 원했던 공을 칠 수 없게 된다. 상대 투수가 완벽하게 또 던질 수 있는 제구력의 소유자도 많지 않다. 버리고 빨리 지워내야 다른 공을 칠 수 있다. 너무 깊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 공 하나 때문에 경기를 망칠 수 있다. 빨리 잊어버리라고 주문한다"고 설명했다.
KIA에는 윤도현 외에도 아담 올러 등 커브를 잘 던지는 선발 투수들이 포진해 있다. 양현종 윤영철도 커브를 구사한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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