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작년 이맘때와는 사뭇 다른 입지. 하지만 사령탑의 신뢰는 역시 나균안을 향했다.
치열했던 5선발 쟁탈전이 벌어진 올겨울, 나균안은 롯데 자이언츠 5선발 자리를 꿰찼다. 박진 박준우 한현희 김태현 등 베테랑과 신예를 망라한 경쟁자들과의 다툼을 이겨냈다.
포수 출신이지만, 150㎞를 넘나드는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는 아니다. 대신 타자의 심리를 읽는데 능하고, 보더라인을 활용하는 제구력이 좋다. 직구 최고 구속이 148㎞까지 올라온 몸관리도 사령탑의 호평을 받은 이유다.
무엇보다 스트라이크를 던질 줄 알고, 경기를 운영할줄 아는 투수라는 점에서 최종 선택됐다. 특히 가장 깊은 인상을 남긴 박진과의 경쟁에선 한수 위의 경험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나균안은 마지막 리허설이었던 시범경기 최종전 키움전에서 5이닝 2실점으로 역투, 김태형 감독을 웃게 했다. 69.5%에 달하는 스트라이크 비중이 가장 긍정적인 포인트다.
처음 투수로 전향하고, 불펜에서 활약할 때는 뛰어난 제구력과 함께 컷패스트볼 슬라이더 커브 등 다양한 구종을 구사할 줄 아는 타고난 재능을 보여줬던 그다.
제구력이 좋고, 변화구에 자신있다보니 스트라이크존을 찌르고 들어가는 담대함이 돋보인다. 컨디션이 좋을 때는 타자의 방망이을 일찍 이끌어내 투구수를 줄이는 능력도 갖췄다.
본격적으로 풀타임 선발로 전향한 이후 포크볼러에 가까운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그 결과 탈삼진율이 크게 향상됐다. 지난해 포크볼 제구가 흔들려 고전했지만, 결국 포크볼을 더욱 날카롭게 가다듬는데 초점을 맞췄다.
2017년 2차 1라운드로 롯데 유니폼을 입을 때만 해도 초대형 포수 유망주로 각광받던 그다. 손목 부상 이후 2020년 투수로 전향했고, 2021년부터 본격적으로 1군 무대에 오르기 시작했다.
'어게인 2023'이 간절하다. 당시 23경기 130⅓이닝을 투구하며 6승8패 평균자책점 3.80을 기록했다. 규정이닝도 눈앞까지 다가왔고, 원조 포크볼 장인 조정훈이 '현 시점 최고의 포크볼'로 인정하기도 했던 그다.
김태형 감독 부임 첫해였던 지난 시즌 고민 없이 "4선발까진 든든하다"고 말할 만큼 신뢰를 얻었다. 하지만 거듭된 개인사 문제로 인해 그 신뢰를 잃었다.
그럼에도 김태형 감독은 다시한번 나균안을 믿기로 했다. 그는 보답할 수 있을까. 나균안의 반등과 비상이야말로 롯데가 8년만의 가을야구 진출을 이루기 위한 첫걸음이 될 수 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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