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SSG 랜더스 오태곤(34)이 단 한 차례 스윙으로 팀을 구했다. 그는 그 한 타석을 위해 경기 도중에도 실내연습장에서 배팅볼을 때리고 있었다.
오태곤은 22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SOL뱅크 KBO리그' 개막전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 4-5로 뒤진 8회말, 1사 1루에 대타 등장했다. 오태곤은 두산 셋업맨 이영하를 상대로 역전 2점 홈런을 폭발했다. SSG는 6대5로 승리했다.
경기 후 오태곤을 만난 취재진은 "방망이 한 번 휘두르고 끝났다"고 농담을 던졌다. 오태곤은 정말로 방망이를 딱 1회 돌렸다. 공 2개를 지켜보고 1스트라이크 1볼에서 3구째를 타격해 좌측 담장을 넘겼다. 그리고 9회초 수비에 잠시 들어간 뒤 경기가 끝났다.
하지만 속사정은 간단치 않았다. 오태곤은 경기 도중에 실내연습장에서 계속 배팅볼을 때렸다고 밝혔다. 오태곤은 "안에서 엄청 많이 쳤어요"라며 취재진의 오해(?)를 억울해했다.
오태곤은 "항상 한 3회부터는 들어가서 친다. 우리가 더그아웃에서 아무리 응원한다고 해도 실질적으로 팀에 도움이 안 된다. 옛날처럼 벤치에서 파이팅한다고 야구 잘하고 그러는 게 아니다. 백업들은 미리미리 몸 풀고 스트레칭하고 준비를 해둬야 팀에 도움이 된다. 클리닝타임 때 보시면 아시겠지만 우리 팀은 백업 선수들이 밖에 잘 없다. 다 안에서 연습하고 있다. 우리는 그런 시스템이 잘 돼있다"고 설명했다.
오태곤은 8회 한 타석을 위해서 두 시간 가까이 뒤에서 방망이를 휘두른 것이다.
결과는 달콤했다. 오태곤은 "감독님이 미리 언질을 주셔서 나갈 타이밍을 예상했다. 이영하 선수 투구분석표를 꼼꼼하게 보면서 배팅볼을 쳤다. 그렇게 치고 나갔는데도 처음에 149km가 들어오는데 너무 빠르게 느껴졌다"고 돌아봤다. 이어서 "앞 타자가 스트레이트 볼넷이었다. 초구를 치면 분위기가 나빠질 것 같았다. 기다렸는데 한 가운데였다. 두 번째 공은 빠졌다. 그래서 어차피 패스트볼 아니면 슬라이더니까 히팅포인트를 앞에다 두고 쳤는데 생각이 잘 맞아 떨어졌다"며 웃었다.
오태곤은 2023시즌을 앞두고 SSG와 4년 총액 18억원 FA 계약을 체결했다. 주전급 규모는 아니다. 밑에서는 젊은 유망주들이 치고 올라온다. 오태곤도 현실을 직시했다.
오태곤은 "나도 그런 시절이 있었다. 롯데에서 유망주라고 했을 때 내가 경기 나가면 선배들이 쉬는 날이었다. 나도 그럴 때가 있었으니까 이제는 받아들이자고 마음을 먹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도 "대신 돈도 받았으니까 돈값도 해야한다"고 웃으며 "감독님 코치님들께서 항상 믿어주시기 때문에 보답하고 또 나도 살아남기 위해 윈윈하는 것이 팀은 물론 나에게도 좋다"고 강조했다.
문학=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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