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솔직히 많이 아픕니다."
고희진 정관장 감독은 챔피언결정전 2차전을 앞두고 감정이 복잡했다. 부상으로 빠진 베테랑이 진통제를 맞고 뛰겠다고 하니 고마우면서도 너무 미안했다. 하지만 정관장의 이런 결사항전 조차 '배구여제' 김연경(흥국생명)의 라스트댄스 폭풍을 막을 수 없었다.
정관장은 2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2차전서 흥국생명에 세트스코어 2대3(25-23, 25-18, 22-25, 12-25, 12-15)으로 졌다. 준비된 작전이 잘 통해 초반 주도권을 잡았다. 하지만 흥국생명이 대응하며 반격하기 시작하면서 흐름을 내줬다. 결국 5세트에서는 김연경의 압도적 파워 앞에 무릎을 꿇으며 아쉬움을 삼켰다.
정규시즌 직후 플레이오프 3차전까지 치르고 올라온 정관장은 만신창이다.
주포 부키리치가 발목 부상에서 회복되자마자 경기에 나가고 있다. 세터 염혜선은 무릎 통증을 참고 뛴다. 노란은 허리가 아파서 플레이오프 3차전 도중 교체됐다. 챔피언결정전 1차전은 결장했다.
정관장이 벼랑 끝에 몰려서 노란은 진통제를 맞고 2차전 출전을 강행했다. 덕분에 1차전 0대3으로 완패했던 정관장은 2차전에서는 풀세트 명승부를 펼쳤다.
패장 고희진 감독은 "정말 어렵고 힘든 상황인데 우리 선수들의 투혼은 박수를 받을 만하다. 1차전 지고 명승부를 못해서 죄송하다고 했다. 오늘은 좋은 경기 만들어준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최선을 다한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5세트 김연경은 그야말로 단단한 '벽'이었다.
고희진 감독은 "5세트 김연경은 정말 대단했다"면서 "와, 정말 제가 최근 3년 보면서 가장 좋은 타점과 각도가 나왔다. 정호영과 메가에게 잡으라고 할 수는 없을 정도로 좋은 공격이었다. 그 부분에서 마지막에 차이가 났다. 블로킹이 두 명씩 붙는데 상관 안 하고 계속 때리더라"며 고개를 숙였다.
김연경은 이날 22득점을 했다. 5세트에만 6점에 공격성공률 66.7%를 자랑했다.
김연경은 "1~2세트에 공격 기회가 많지 않았다. 중요한 순간에 내가 해야 할 역할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기회가 올 것이라고 계속 생각하면서 뛰었다. 5세트에 그런 순간들이 왔다. 동료들이 날 믿고 잘 올려준 덕분에 좋은 득점들이 나왔다"고 밝혔다.
김연경 역시 정관장 선수들의 투혼에 혀를 내둘렀다.
김연경은 "사실 이 정도 시점까지 오면 모두 다 힘들다. 우리 팀도 부상이 많다. 다들 이겨내면서 챔피언결정전을 하고 있다. 투혼이다"라면서도 "그렇게 힘들면 살살해도 될 것 같은데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모습을 보면서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걸 이겨낸 우리 팀도 대단하다"며 웃었다.
흥국생명은 통합우승까지 이제 단 1승만 남았다.
김연경은 "3차전은 쉽게 갔으면 좋겠는데 내 희망일 뿐이다. 어려운 경기를 할 것 같다. 여러가지 준비 잘해서 4차전 5차전은 없다고 생각하고 3차전에서 마무리 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인천=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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