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까지 같은 유니폼을 입고 한 곳을 바라보던 팀 동료를 상대팀으로 만났다. 잘 챙겨준 선배도 보였고, 가깝게 지낸 입단 동기생도 있었다. 건너편 원정팀 더그아웃을 보면서 신기하다는 기분이 들었다고 했다. 옛 선후배들 앞에서 잘하는 모습,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을 것이다.
2일 홋카이도 기타히로시마 에스콘필드에서 열린 소프트뱅크 호크스전. 신조 쓰요시 니혼햄 파이터스 감독은 요시다 겐코(24)를 1번-좌익수로 스타팅 라인업에 넣었다. 지난해 12월 현역 드래프트를 통해 소프트뱅크에서 영입한 이적생이다. 요시다에겐 친정팀을 상대로 한 출전이 동기부여가 됐을 것이다.
3월 30일 세이부 라이온즈전에 이어 두 번째 선발 출전이다. 지난 30일 경기에선 7번-좌익수로 나가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지난 29일 세이부전에 대타로 첫 출전해 유격수 땅볼로 아웃됐다. 2경기 4타수 무안타.
2-1로 앞선 7회말. 앞선 세 타석에서 안타를 치지 못했다. 세 차례 모두 타구가 내야를 벗어나지 못했다. 1회말 3루수 땅볼, 3회말 유격수 땅볼. 5회 투수 실책으로 출루했다. 7타석 연속 무안타.
선두타자로 나선 네 번째 타석은 달랐다. 볼카우트 1B1S에서 소프트뱅크 우완 후지이 고야가 던진 시속 150km 빠른 공에 반응했다. 밀어친 타구가 쭉쭉 뻗어나가 오른쪽 펜스 너머로 날아갔다. 이적 후 첫 안타가 홈런이다.
요시다는 "치는 순간 홈런을 직감했다. 선발로 내보내 주셨는데 좀처럼 치기 어려웠다. 그래도 안타를 치겠다는 생각보다 공격적으로 나가고 싶었다. 1군에서 다이아몬드를 일주하는 게 남다른 경험이었다"고 했다.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경기가 될 것이다. 2023년 소프트뱅크 입단. 주로 2군에서 뛰었다. 2년간 1군에서 11경기에 출전해 27타수 5안타. 홈런 없어 2타점을 올렸다. 입단 3년차에 니혼햄에서 마침내 첫 홈런을 터트렸다.
니혼햄은 요시다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했다. 1군 경력이 별로 없는 이적생을 개막 엔트리에 넣었다. 올해 연봉 850만엔(약 8400만원).
2023년 10월 1일 1군에 데뷔했는데 상대팀이 니혼햄이었다. 여러 가지로 니혼햄과 인연이 깊다. 요시다에게 니혼햄 이적이 기회가 될 수 있다. 진짝 보석인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겠지만.
1점차로 쫓기던 니혼햄은 요시다의 홈런으로 승리를 굳혔다. 2점차 리드를 끝까지 지켜 3대1로 이겼다. 주중 3연전 첫날 1대5 패배를 하루 만에 갚아줬다. 올 시즌 에스콘필드 홈 첫 승리가 요시다의 홈런에서 나왔다.
니혼햄은 지난해 클라이맥스시리즈(포스트시즌) 파이널 스테이지에서 굴욕을 맛봤다. 리그 1위 소프트뱅크에 3전패를 하고 떨어졌다. 신조 감독이 "확실한 힘의 차이를 느꼈다"다고 했던 그 팀이다.
출발이 매우 좋다.
니혼햄은 시범경기 1위를 했다. 2일 현재 4승1패로 퍼시픽리그 단독 1위가 됐다. 지난 2019년 6월 14일 이후 6년 만의 단독 선두다. 전문가들은 소프트뱅크와 니혼햄을 올해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고 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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