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오늘 활약은 패트릭 덕분이었습니다."
3일 광주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삼성전. 팀의 3타점을 모두 쓸어담은 KIA 타이거즈 3루수 변우혁(25)의 한마디다.
6번 3루수로 선발 출전한 변우혁은 3타수2안타 3타점으로 3대1 승리를 이끌었다.
이우성이 찬스를 만들면 변우혁이 해결했다.
변우혁은 0-0이던 2회말 선두 타자 2루타로 출루한 이우성을 적시타로 불러들이며 선취타점을 올렸다. 1-0이던 3회말 2사 후 3연속 볼넷으로 이뤄진 만루 찬스에서 또 한번 후라도를 공략, 2타점 좌전 적시타를 날렸다. 3-0 KIA의 초반 리드가 모두 변우혁의 방망이 끝에서 나왔다. 7이닝 3안타 무실점 역투로 개막 후 18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간 제임스 네일이 마운드에 있었음을 감안하면 결정적인 두방이었다. 3루수 수비에서도 변우혁은 비록 3회 실책 하나를 기록했지만 곧바로 구자욱의 까다로운 타구를 역모션으로 캐치해 이닝을 자신의 손으로 끝냈다. 7회도 선두 박병호의 타구를 점프 캐치해 잡아내는 호수비로 네일을 도왔다.
"뒤에 (유격수) 규성이 형이 있을 거란 걸 알았지만 무조건 내가 잡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몸을 던졌다"는 설명.
자신감 있는 과감한 수비와 이른 볼 카운트에서 특급 투수의 실투를 노린 과감한 스윙이 좋은 결과를 만들었다.
뿌듯했던 하루. 그 뒤에는 팀 동료 패트릭 위즈덤의 한마디가 있었다.
전날인 2일 삼성전에서 무안타에 그쳤던 변우혁은 이날 경기 전 타격 훈련 직후 최근 4경기 연속 홈런으로 홈런 선두를 달리고 있는 위즈덤(34)에게 슬그머니 다가가 조언을 구했다.
"어떤 느낌으로 타석에 들어서는지, 내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는지 물었어요. 때 마침 제가 부족하다고 느끼던 부분과 딱 맞아 떨어져서 확신을 가지고 오늘 경기를 치를 수 있었습니다. 오늘 활약은 다 패트릭 덕분이에요."
구체적인 내용을 물었다.
"너무 잘하려는 모습이 보인다고, 그래서 결과가 안나오면 과정이 꼬이는 것 같다고 이야기 해줬어요. 지금 잘 하고 있으니 내 자신을 믿고 좀 더 뻔뻔하게 생각하고 타석에 들어가도 될 것 같다고 말해 주더라고요."
2022년 말 한승혁 장지수와의 트레이드로 KIA 유니폼을 입은 1차지명 출신 거포 3루수.
잠재력이 터지면 북일고 출신 전설의 선배 '제2의 김태균'처럼 클 수 있다는 무한 포텐을 품은 선수. 메이저리그 통산 88홈런 타자의 진심어린 한마디 조언이 살짝 움츠러 들었던 자신감 회복에 큰 힘이 됐다.
위즈덤 본인은 이날 3타수무안타로 5경기 연속 경기 홈런이란 타이거즈 새 역사를 쓰는데 실패했지만 남다른 동료애로 변우혁을 깨웠다.
명불허전 홈런 레이스로 소크라테스 브리또에 대한 그리움을 완벽하게 지워내고 있는 효자 외인. 인성도 최고다. 고심 끝 결단으로 잘 뽑은 거물급 외인 타자가 직간접적으로 KIA 타선에 큰 힘을 불어넣고 있다. 복귀를 앞둔 박찬호 김도영과의 결합 시너지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