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V리그 역사에 남을 감동적인 경기다."
정관장 고희진 감독이 거의 울었다. 부상에도 투혼을 발휘, 기적같은 역전승을 일궈낸 선수들만 생각하면 뭐라도 해주고 싶은 마음일 것이다.
정관장은 4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의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세트스코어 3대2 대역전승을 거뒀다. 적지에서 열린 1, 2차전을 모두 패하고 홈에 왔다. 2차전은 세트스코어 2-0으로 앞서던 경기를 뒤집혔다. 자신들은 플레이오프부터 치르고 올라와 체력적 열세였다.
여기에 선수들은 신음하고 있다. 염혜선은 무릎, 노란은 등이 아파 플레이오프 빠지는 경기도 있었다. 메가도 무릎이 안좋고, 부키리치와 박은진은 발목 부상 후 완전히 회복이 되지 않은 상황이다. 어떤 점도 우세한 쪽이 없었다. 분위기가 최악일 수밖에 없었다.
3차전도 첫 두 세트를 내줬다. 특히 2세트는 34-36으로 졌다. 선수들이 포기한다 해도, 누구 하나 손가락질 하지 못할 상황이었다. 하지만 고 감독은 선수들에게 "1세트만 이겨보자"고 독려했다. 그리고 대단한 결실을 맺었다. 리버스 스윕.
고 감독은 경기 후 상기된 표정으로 인터뷰장에 들어왔다. 고 감독은 "V리그 역사에 남을 감동적인 경기라고 생각한다. 선수들이 몸이라도 정상이었으면, 감동이라는 단어를 꺼내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0-2로 밀리던 경기를 3-2로 뒤집었다. 부상 있는 선수들이 말이다. 다시 이런 경기를 볼 수 있을까 생각할만큼 명경기였다. 선수들의 투혼에 박수를 보낸다"고 밝혔다.
고 감독은 "내가 의사는 아니지만 염혜선의 무릎이 정말 안 좋은 건 안다. 움직임이 다르다. 경기 중간 무릎에 충격이 가 통증 때문에 못 움직여 어떻게든 시간을 벌어보려 하기도 했다. 노란은 정말 정신력이 대단하다. 부친께서 외동딸을 독하게 키우신 것 같다. 아픈데도 뛰겠다고 하니 고맙다는 말밖에 안 나온다. 메가도 무릎이 안 좋다. 한국에 온 남자친구 이름 얘기하며 '1경기만 보고 가면 아쉽지 않겠느냐'고 했다. 살아나더라. 사랑의 힘은 대단하다. 메가도 사람이다. 지칠 수밖에 없다. 정신력이 정말 대단한 것 같다. 내가 어떻게 이런 선수를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생각한다"고 말하며 감격스러워했다.
대전=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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