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꿈꿔왔던 순간이다. 감개무량하다. 그리고 이제 좀 쉬면서 맥주를 한잔 하고 싶다."
챔피언결정전이 열리기 전부터 확신했다는 우승. 하지만 우승의 그 순간은 역시 감격으로 다가왔다.
현대캐피탈은 5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V리그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세트스코어 3대1로 승리, 최종 3전전승으로 챔피언에 올랐다. 시즌전 KOVO컵 우승부터 정규시즌 1위(30승6패), 챔피언결정전(3전전승)까지 쉼없이 달려온 현대캐피탈의 여정은 말 그대로 압도적인 우승으로 마무리됐다.
경기 후 만난 필립 블랑 현대캐피탈 감독은 "(시리즈가)시작하기 전부터 우리가 이길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단지 대한항공이 홈에서 쉽게 승리를 내주지 않을 테니, 그 과정이 치열할 거란 생각은 했다"며 뜨거운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어 "오늘 2세트가 원활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선수들이 집중해서 잘 이겨냈다. 특히 (세터)황승빈이 중요한 순간에 잘 결정을 내린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컵대회는 우리 팀의 시작이었고, 정규리그도 예정대로 잘 진행됐다. 그 결과 트로피 3개 앞에서 사진을 찍으려니 감개무량했다. 그 안에 우리 선수들의 성장, 그리고 코치진의 노력이 가득 담겨있었다."
블랑 감독은 주장이자 주포로 활약한 허수봉에 대해 "내가 오기전부터 좋은 공격과 서브를 갖춘 선수였다. 나는 리시브를 강조했다. 잘할 수 있는 능력은 다 갖췄는데, 활용하질 못했었다"면서 "이제 우리팀 뿐 아니라 대표팀의 좋은 자산이 될 선수로 성장했다. 주장도 처음엔 부담감이 없지 않아보였는데, 오늘 경기에선 주장으로서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걸 해냈다"고 강조했다.
블랑 감독은 이미 국제무대를 통해 지도력을 인정받아온 명장이다. 12년간 프랑스 남자 대표팀을 지휘했고, 2013~2016년에는 폴란드 남자 대표팀의 수석코치를 맡았다. 뒤이어 2022년부터는 일본 대표팀을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3위에 올려놓고, 파리올림픽 본선에 진출시키는 등 눈에 띄는 성장을 보여줬다.
현대캐피탈에 와선 선수들에게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배구'를 주문했다. 여기에 화룡점정을 찍은 선수가 바로 레오다. 레오 본인조차 "전광인 허수봉이 있는데, 현대캐피탈이 날 데려가는 이유가 뭐지?"라고 생각했다고.
하지만 블랑 감독은 "레오처럼 훌륭하고 경험 많은 선수를 영입할 수 있었던 기회를 우리 팀이 잘 살렸다. 특히 블로킹이 조금 약한 부분이 있었는데 정말 좋아졌다. 리시브도 시즌 내내 많은 질문을 받았지만, 챔프전 봤다시피 잘 버텨내지 않았나. 레오가 훌륭한 공격수 아닌 훌륭한 배구선수였기 ??문에 우리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답했다.
그는 '원팀'의 비결에 대해 "배구를 진지하게 즐기고 사랑해야한다. 선수들간의 끈끈한 유대감, 그리고 코트 안에서 즐기는 모습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금 당장은 좀 쉬고 싶다. 맥주 한잔이 몹시 간절하다."
인천=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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