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야구는 타율과 똑같다. 100%를 준비하고 30~40%만 되도 성공인 것이다."
신바람 야구로 돌아온 LG 트윈스. 두 시즌 만에 다시 우승에 도전할 수 있을까.
시작이 좋다. 개막 후 11경기 10승을 쓸어 담았다. 함께 우승 후보 중 하나로 꼽히던 KIA 타이거즈가 9위로 내려앉은 가운데, 그야말로 엄청난 기세로 독주하고 있다.
치리노스-손주영-에르난데스-임찬규-송승기로 이어지는 선발진이 완벽하다. 불펜도 발목 부상을 당해 개막 엔트리에 들지 못했던 장현식까지 돌아왔다. 타선은 원래 강했는데 송찬의, 문정빈 등 젊은 피들까지 가세해 뎁스가 더 두터워졌다.
그렇다면 염경엽 감독은 자신들의 상승세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염 감독은 "야구라는 게 잘 될 때도, 안 될 때도 있다. 작년에도 (우승한 다음 시즌) 내가 준비를 안 했겠나. 내 딴에는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염 감독은 이어 "올해는 잘 되는 해다. 야구라는 게 준비한 것에 40%만 나와도 잘 되는 건데, 지금 우리는 50%가 되고 있다고 봐야 한다"며 "그 이상은 신의 영역이다. 왜냐하면 야구는 사람을 움직이는 일이기 때문이다. 야구가 절대 쉽지 않다. 우리는 30~40%를 만들기 위해 100%를 만드는 준비를 한다. 타자들의 타율하고 똑같다"고 밝혔다. 타자도 10번 중 3번만 안타를 치면 3할이다. 3할 타자면, 특급 대우를 받는 게 야구다.
염 감독은 "생각 이상으로 선발 투수들이 잘 버텨주는 게 엄청 크다. 타선은 쳐야할 때 쳐주고 있다"고 선두 질주의 이유를 진단했다.
염 감독은 "내가 LG에 와서 3년 차다. 우리가 가야 할 방향, 팀 문화 이런 것들에 대해 선수들이 잘 이해하고 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뚜렷하게 알게 되고, 그러면서 서로 신뢰가 쌓였다. 고참들의 역할도 중요하다. 고참들의 문화가 잘 정착이 돼야 육성도 될 수 있다. 어린 선수들이 고참 선수들의 좋은 점들을 자연스럽게 보고 배우는 문화가 만들어져야 한다. 나는 그 중간에서 서로 신뢰가 쌓이게끔 만 만들어주면 된다"고 설명했다.
염 감독은 그러면서 "우리 팀은 올해보다 내년이 더 좋아질 것 같다. 또 지금보다 후반기에 훨씬 더 강해질 것도 같다. 감독으로서 희망을 갖는 이유는 올해 역시 어려움이 있겠지만 내 경험상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올해가 끝나면 염 감독은 LG와 3년 계약이 끝난다. 2023 시즌 통합 우승을 안긴 후, 왕조 건설을 외쳤지만 지난해 쓴 맛을 봤다.
하지만 올해 출발이 완벽하다. 다시 한 번 정상의 자리에 서고, 화려하게 재계약에 성공할 수 있을까.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