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이게 내가 상상한 은퇴의 모습이다. 우승컵을 들고 은퇴하는걸 상상했었다."
진짜 끝이다.
더 이상 V-리그에서 한국이 낳은 최고의 '배구 여제' 김연경(37)의 모습을 볼 수 없다. 흥국생명의 김연경이 마지막 경기서 승리하며 우승컵을 품에 안은 채 선수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김연경이 이끈 흥국생명은 8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 ̄2025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5차전서 정관장을 세트스코어 3대2로 물리치고 3승2패로 우승을 차지했다. 1,2세트를 모두 역전승으로 이기며 우승에 가까워지는 듯했지만 정관장이 마지막 힘을 짜내 3,4세트를 이겨 마지막 5세트까지 몰고 갔고, 5세트에서도 12-12의 팽팽한 접전이 이어졌다.
승리의 여신은 한국 복귀 이후 우승과 연인이 없었던 김연경에게 우승을 선사했다. 전위에 있던 외국인 선수 투트쿠가 흥국생명에게 필요한 3점을 모두 뽑아냈고, 김연경을 비롯한 흥국생명 선수들 모두가 환호했다.
서브를 넣은 김연경은 13-12에서 메가의 스파이크를 몸을 날려 디그하며 자기 손으로 우승을 만들어냈다. 흥국생명 아본단자 감독과 정관장 고희진 감독 모두 그 장면을 결정적인 순간으로 꼽을 만큼 잊을 수 없었던 최고의 디그 장면이었다. 경기 직후 기자단 투표에서는 31표 만장일치로 김연경이 챔프전 MVP에 뽑혔다.
마지막 길, 여제는 달랐다. 시상식과 은퇴식 내내 밝은 표정으로 환하게 웃으며 축제를 즐겼다.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
인터뷰실에 들어온 김연경에게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고 하자 "살짝 나긴 했다"며 웃으며 "나도 잘 모르겠다. 은퇴를 앞두고 이런 역경이 다가오는구나 생각했고, 계속해서 이겨내려고 노력했다. 선수들과 화합하려고 계속 얘기를 했고…. 짧은 기간 동안 선수단 너무 고생했다. 멋진 마무리를 시켜줘서 너무 고맙다"라고 우승을 일군 선수단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5세트 마지막 순간까지 접전이었던 명승부. 해외리그와 올림픽 등 수많은 국제대회도 치러봤던 김연경이지만 "오늘이 좀 기억이 많이 날 것 같다"라고 했다. "한국에 돌아와 4번의 챔프전을 했는데 모두 다른 팀과 했었다. 별(우승) 하나 다는 게 이렇게 힘들었다. 뭐가 문제인가. 난 항상 열심히 했던 것 같은데 돌아오는 건 왜 이것 뿐이지 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드라마, 영화도 이런 시나리오는 짜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며 그만큼 자신에게도 힘겨운 챔프전이었음을 털어놓았다.
이날도 김연경은 최고의 플레이를 선보였다. 팀내 최다인 34점을 뽑으며 공격을 주도했고, 결정적인 디그까지 하는 등 37세라고는 믿기지 않는 모습이었다. 이미 은퇴를 선언했고, 마지막 경기를 마쳤지만 여전히 김연경의 은퇴를 아쉬워하는 팬들이 많을 수밖에 없다.
김연경은 크게 만족한 듯했다. "내가 원했던 모습으로 은퇴를 하는 것 같다"는 김연경은 "많은 분들이 잘하고 정상에 있는데 왜 은퇴하냐고 하시는데 이것이 내가 상상한 은퇴의 모습이다. 우승컵을 들고 은퇴를 하는 것. 그게 이뤄지지 못해서 안타웠다. 별 하나 달고 정상에서 은퇴하는 게 내가 원했던 모습이었던 것 같다"라고 했다.
만약 우승을 못했다면 어땠을까. 김연경은 "3세트 네트 터치 범실이 나에게는 컸다.(24-24 듀스에서 범실) 평소에 하지도 않던 거를…. 이렇게(우승 못하고) 은퇴하면 계속 악몽을 꾸겠지라는 생각을 했다"며 웃었다.
잊지 못할 경기를 만들어준 정관장에게도 감사함을 표했다. "정관장이 챔프전에 올라와서 좋은 배구를 보여드릴 수 있어 고마웠다. 부상이 있었지만 최선을 다했고 잘했다"면서 "스포츠에는 비기는 게 없다는게 참 그렇다는 생각을 했다. 정관장도 고생을 많이 하고 힘들었을텐데 우리가 웃게 되니까…. 정관장 선수들도 수고했다"고 위로했다.
방금 경기를 마친 탓인지 은퇴를 한 선수 같지 않았다.
본인 느낌 역시 마찬가지. 김연경은 "꿈 같다. 대전으로 이동할 것 같고, 인천에서 한경기 더할 것 같다. 스케줄이 또 나올 것 같은 느낌"이라고 웃으며 "집에 혼자 있다가 며칠 지나면 실감이 날 것 같다. 은퇴하면 오늘이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다"고 했다.
향후 김연경이 어떤 활동을 할지가 궁금하다.
"다들 아시다시피 김연경 재단이 있는데 올해 많은 계획이 있어서 그 활동을 할 계획이고, 다른 걸 한다기 보다는 쉬면서 무엇을 하면 좋을까. 어떤 방향이 좋을까 생각하며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고 했다.
'다시 태어나도 배구를 할 것이냐'는 질문에 김연경은 "안하고 싶기는 하다. 너무 힘든 직업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만약 3차전에서 우승했으면 내가 원하는 대로 되는구나 라고 생각을 했을텐데 마지막에 어렵게 하면서 지금까지 배구를 했지만 참 쉽지 않은 순간들이 너무 많았는데 마지막까지 쉽지 않구나 생각했다"며 "다시 태어나도 배구를 하는 걸로 하겠지만 쉽지 않다고 말하겠다"며 웃었다.
인천=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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