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기다리던 첫 세이브가 나왔다.
1군에 올라온지 8일만에 처음으로 세이브 기회가 왔고 놓치지 않았다. LG 트윈스 유니폼을 입은 장현식이 감독이 퇴장당한 중요한 경기에서 깔끔한 마무리로 첫 세이브를 기록했다.
장현식은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홈경기서 5-2로 앞선 9회초 등판해 삼자범퇴의 깔끔한 마무리로 승리를 지켰다.
어수선한 경기였다. LG 선발 송승기와 두산 선발 최원준의 예상치 못한 투수전으로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고 급기야 5회말 LG 염경엽 감독이 심판진에게 항의를 하다가 욕설까지 해 퇴장당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1-2로 뒤진 상황에서 감독까지 자리를 비운 어려운 경기.
그러나 LG는 1위 팀 다운 뒷심을 보였다. 7회말 2사 1,2루서 이날 휴식으로 선발에서 제외됐다가 7회초 수비때 들어왔던 포수 박동원이 두산 세번째 투수 최지강의 초구 슬라이더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역전 스리런포를 날린 것. 그리고 8회말엔 김현수와 오스틴의 연속 2루타로 1점을 추가해 5-2, 3점차를 만들었다.
지난시즌을 마치고 FA로 4년 52억원 전액 보장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으로 LG로 이적한 장현식이 드디어 세이브 상황에서 등판하게 됐다.
선두 6번 대타 김인태를 2S의 유리한 카운트에서 1루수앞 땅볼로 잡아낸 장현식은 7번 추재현과는 풀카운트 접전 끝에 9구째 146㎞의 높은 직구로 2루수앞 땅볼로 처리했다. 그리고 8번 박계범엔 1,2구를 연속 볼을 던진 뒤 3구째 146㎞ 직구로 스트라이크를 잡은 뒤 4구째 146㎞의 직구로 중견수 박해민의 글러브 속으로 보내며 경기를 마무리.
시즌 시작을 마무리 투수로 한 적이 없었던 장현식이라 긴장할 수도 있을 법했지만 전혀 문제가 없었다. 장현식은 "세이브든 어떤 상황이든 항상 이닝을 막고 팀이 이기기 위해 던지기 때문에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고 던져서 예전과 똑같았다"
애리조나 캠프 막판 발목 부상을 당해 지난 4일에야 1군에 올라온 장현식은 첫날 KIA전서 시험 등판을 했고, 바로 마무리로 합격 판정을 받고 6일 KIA전서 5-1로 앞서 9회에 등판해 승리를 지켰다. 그리고 키움과의 3연전에선 등판 기회가 없었다. LG의 타선이 좋다보니 세이브 상황이 잘 만들어지지 않는 게 자주 등판하는 것을 더 선호하는 장현식으로선 고민이 될 법도 하다. 장현식은 "연습 때 많이 던지고 있다"며 컨디션 유지를 잘 하고 있다고 팬들을 안심시켰다.
이날도 잠실구장은 2만3750명의 매진을 기록. 장현식은 "너무 행복한 일이다. 선수로서 이런 상황에서 나가는 것 자체가 감사한 마음이다"라며 "팀에 해를 끼치면 안된다는 마음으로 던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날 팀이 어수선한 상황에거 7회에 역전을 해 갑자기 준비를 했을텐데도 거뜬하게 9회를 삼자범퇴로 처리한 것은 마음의 준비와 함께 LG의 철벽 수비를 믿은 덕분이라고.
장현식은 "몸은 준비하고 있지 않았지만 항상 뒤집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서 바로 준비할 수 있었다"면서 "우리 수비가 좋아서 타자들이 빨리 치게 하는게 결과가 좋다"라고 말했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