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민폐 끼치면 안 되겠다는 생각으로…"
손호영(31·롯데 자이언츠)은 '트레이드 복덩이'다. 지난해 투수 우강훈과 1대1 트레이드로 LG 트윈스에서 롯데로 이적한 그는 지난해 102경기에 출전해 3할1푼7리 18홈런 78타점 OPS(장타율+출루율) 0.892을 기록하며 롯데의 주전 3루수로 우뚝 섰다.
올 시즌 역시 김태형 롯데 감독은 손호영을 주전 3루수로 낙점하고 시즌을 구상했다.
하지만 시즌 출발이 썩 좋지 않았다. 3월 출전한 8경기에서 타율이 1할9푼4리에 그쳤다. 지난 2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4타수 2안타로 반등하나 싶었지만, 옆구리 부상으로 결국 잠시 쉬어가게 됐다.
약 보름 정도 치료에 신경을 썼던 그는 지난 18일과 19일 삼성과의 퓨처스 경기에서 6타수 3안타로 실전 감각을 끌어올렸다.
지난 20일 1군 엔트리에 등록된 그는 곧바로 6번타자 3루수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김 감독은 "안 아프다고 하더라. 손호영은 2군 기록을 보고 올릴 선수는 아니다. 김민성이 요즘 지친 모습이라 손호영이 먼저 나간다"고 말했다. 손호영은 안타를 치지 못했지만, 볼넷 한 개를 골라내면서 출루에 성공했다. 롯데는 4대3으로 승리했고, 삼성과의 대구 3연전을 위닝시리즈로 마쳤다.
손호영은 "일단 아프지 않다. 2군에서 경기까지 소화하고 왔는데 타격감도 좋았다. (퓨처스에서) 두 경기 뛰었는데 관리 해주셔서 좋은 컨디션으로 올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롯데는 최근 10경기 8승2패를 기록하고 있다. 손호영의 복귀는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는 또 하나의 동력이 될 전망이다. 손호영은 "1군 경기를 많이 챙겨봤다. 좋은 분위기에 있었는데 내가 나가서 민폐 끼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다. 나도 좋은 분위기에서 함께 야구를 하고 싶었다. 더 집중하고 노력하려고 한다"고 했다.
손호영이 빠져있는 동안 베테랑 김민성은 꾸준한 활약을 펼치면서 공백을 채웠다. 최근 기세가 조금은 꺾이긴 했지만, 경험이 풍부한 만큼 언제든 손호영과 선의의 경쟁을 펼칠 수 있다. 손호영은 "(김)민성이 형은 원래 잘하는 형이다. 다 경쟁 구도인 거 같다"라며 "안 좋은 사람이 안 나간다는 생각이니 더 좋게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시즌 초반의 부진은 또 하나의 경험이 됐다. 손호영은 "컨디션이 좋았다 안 좋았다 이런 걸 판단할 수 없었는데 영상을 보니 대체적으로 힘도 떨어지고, 타이밍도 안 좋아보이더라. 타격 사이클이라는 걸 처음 느꼈다"고 말했다.
한 두번씩 부상이 찾아오면서 풀타임을 소화하지 못했던 만큼, 올 시즌에는 건강한 완주를 다짐했다. 손호영은 "이제는 안 내려가야 한다. 항상 동아줄 붙잡으려고 한다"고 각오를 밝혔다.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