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준프로 계약 3개월이 채 되지 않은 18세 공격수가 K리그1 데뷔전에서 골을 폭발시켰다.
주인공은 대전 하나시티즌 공격수 김현오(18). 김현오는 3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FC안양과의 2025 K리그1 11라운드에서 전반 36분 헤더골을 터뜨렸다. 오른쪽 측면에서 김문환이 길게 올려준 크로스를 문전 정면에서 헤더로 연결, 골망을 흔들었다.
김현오는 대전이 애지중지 키워온 '원석'이다. 어린 시절부터 재능을 인정받았다. 제32회 차범근상 공격수 부문을 수상했다. U-12 시절부터 남다른 센스와 실력을 과시한 김현오는 대전 U-15을 거쳐 대전 U-18까지 대전에서 성장했다. '2024 K리그 주니어B 주말리그(전반기) 대회'에서 7경기 2골-2도움을 올리며 준우승에 일조했고, 제55회 부산MBC 전국대회에서는 6경기 5골로 4강 진출에 크게 기여했다.
1m87의 김현오는 큰 키에도 빠른 스피드가 강점. 좌우 측면 공격수 역할도 소화가 가능하고 몸싸움에도 능하며 적극적인 수비 가담을 보여주는 등 기동력도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골키퍼 이창근은 시즌 개막전 미디어데이에서 "김현오가 기대된다. 당돌하고 나이에 맞지 않는 침착함을 갖고 있다. 좋은 선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설적인 스트라이커였던 황선홍 대전 감독 역시 "(김현오가) 가진 게 있다. 나이에 비해 경쟁력도 있다. 잘 다듬으면 좋은 스트라이커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칭찬했다.
대전은 지난 2월 19일 그와 준프로 계약을 체결했다. '국대 스트라이커' 주민규를 가까이서 지켜보고, 황 감독의 튜터링까지 받으면 금새 성장할 것으로 기대했다. 김현오는 준프로 계약 후 "태국 전지훈련에 합류해 형들과 훈련하면서 많은 것을 배우면서 자신감을 얻었다. 프로 입단 기회를 준 구단과 황선홍 감독님께 감사하다"며 "빠른 프로 데뷔를 통해 기대에 보답하고 싶다. 한 시즌만 잘 하는 선수가 아닌 꾸준히 인정받고 활약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 반드시 A대표 선수로 성장하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 드러낸 바 있다. 데뷔전 데뷔골로 자신의 다짐이 허언이 아님을 입증했다.
대전 유스는 그동안 스타 산실 역할을 해왔다. 국가대표 핵심 미드필더로 성장한 황인범에 이어 윤도영까지 해외로 진출하면서 경쟁력을 입증했다. 김현오가 이들의 뒤를 잇는 것 뿐만 아니라 영구결번 전설 '샤프' 김은중(현 수원FC 감독)의 뒤를 이을 프랜차이즈 킬러를 고대해왔던 대전 팬들의 갈증을 풀어줄 지 관심이 쏠린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