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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인줄 알고 그라운드에 내려왔는데 곧바로 극장골 허용…소름 돋는 케인의 '무관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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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바이에른 뮌헨 스트라이커 해리 케인(32)이 라이프치히전 90분 동안 천당과 지옥을 수없이 오갔다.

케인은 독일 라이프치히의 레드불 아레나에서 열린 라이프치히와의 2024~2025시즌 분데스리가 32라운드 원정경기에서 후반 38분 르로이 사네가 역전골을 터뜨린 뒤 관중석을 박차고 일어나 그라운드로 내려왔다.

터널로 보이는 곳 옆에서 팔짱을 낀 채 경기장을 응시하는 케인의 모습이 중계카메라에 포착됐다. 당시 시간대는 후반 추가시간 2분이었고, 뮌헨이 3-2로 앞서고 있었다. 뮌헨은 이날 승리시 잔여경기와 상관없이 조기 우승을 확정할 수 있었다.

추가시간은 4분. 전반 11분 벤자민 세스코와 전반 39분 루카스 클로스터만의 연속골로 전반에 2-0으로 깜짝 리드한 라이프치히가 후반에 기동력이 뚝 떨어져 이렇다 할 공격도 하지 못한 터라, 에릭 다이어, 마이클 올리세, 사네의 연속골로 경기를 뒤집은 뮌헨이 남은 2분 동안 3-2 스코어를 지키는 건 그다지 어렵지 않은 일로 보였다.

하지만 후반 막바지 교체투입된 라이프치히의 베테랑 공격수 유수프 포울센이 후반 추가시간 5분, 이날 경기의 마지막 찬스에서 동점골을 뽑아내며 뮌헨의 조기 우승에 찬물을 끼얹었다.

케인은 뮌헨의 우승을 알리는 종료 휘슬이 울리면 경기장으로 달려가 동료들과 우승 세리머니를 펼칠 계획이었던 걸로 보인다. 케인은 전반 2골을 헌납할 때는 불안한 표정으로 경기장을 응시했고, 후반 동료들이 맹추격에 나섰을 때는 주변 관계자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는 등 해맑은 표정을 지었다. 경기 상황에 따라 표정이 바뀌었다.

하지만 통한의 동점골로 3대3으로 비기며 웃지도, 울지도 못하는 애매한 감정 상태로 90분 동안 분투한 동료들을 격려하고, 인사를 나눴다. 원정팬 앞에 선 케인의 표정은 점점 밝아지는 모습이었다.

토트넘 시절부터 지난해 뮌헨으로 이적한 이후 단 한 차례도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한 적 없는 케인의 '무관력'이 분데스리가 통산 33회 우승에 빛나는 뮌헨의 '유관력'을 제압한 모양새가 됐지만, 케인의 첫 우승은 시간문제가 됐다.

7경기 연속 무패를 질주한 뮌헨은 23승7무2패 승점 76으로, 2위 레버쿠젠(승점 67)과의 승점차를 9점으로 벌렸다. 선두가 뒤집힐 유일한 경우의 수는 뮌헨이 남은 2경기에서 모두 패하고, 레버쿠젠이 잔여 3경기에서 모두 승리하는 것이다. 뮌헨이 득실차에서 무려 30골 앞서있어 최종전에서 승점이 동률이 되더라도 순위가 뒤바뀔 가능성은 사실상 제로에 수렴한다.

레버쿠젠이 5일 프라이부르크전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잔여 결과와 상관없이 조기 우승을 확정짓는다. 지난시즌 무패 우승을 달성한 레버쿠젠에 밀려 리그 연패가 끊긴 뮌헨은 2년만에 우승까지 단 한 걸음 남겨뒀다. 11일 홈구장 알리안츠아레나에서 열리는 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와의 33라운드는 우승 축하 경기가 될 전망이다.

김민재는 아킬레스건 부상 여파로 이날 결장했다. 2022~2023시즌 나폴리에서 이탈리아 세리에A 우승을 경험한 김민재가 분데스리가에서 우승하면 유럽 4대리그 중 2곳 이상에서 우승하는 최초의 한국인 유럽파로 등극한다. 분데스리가 우승은 '뮌헨 출신' 정우영(우니온 베를린)에 이어 두번째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