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우리 몸에는 뇌에서부터 등 아래까지 신경 다발이 지나가는 척수가 있다. 척수가 지나가는 경추(목뼈 부분)가 좁아지거나 눌리게 되면 신경이 눌려 손과 발, 몸 전체에 이상 증상이 생기는데 이를 경추 척수증이라고 한다. 보통 손발과 팔다리 양쪽에 증상이 나타나고 서서히 진행되는 양상을 보인다.
경추 척수증은 젓가락질과 단추 채우기, 글쓰기 같은 손놀림이 둔해지며 양쪽 팔다리 힘이 약해진다. 손이나 발이 저리고 감각이 둔해지고, 휘청거리거나 발이 자주 걸리는 증상이 나타난다. 이러한 경추 척수증은 나이가 들면서 디스크나 뼈가 자라나 척수를 눌러 생길 수 있다. 또 목에 사고나 충격이 생기거나, 후종인대가 딱딱하게 굳는 병(후종인대 골화증)으로 신경이 눌리기도 한다.
이러한 증상은 뇌졸중, 파킨슨병, 알츠하이머를 포함한 뇌질환과 혼동하기 쉽다. 경추 척수증과 뇌 질환은 모두 신경계 기능 장애를 유발한다. 특히 뇌질환과 경추 척수증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은 △보행 장애 △감각 둔화 △사지 힘 빠짐 △요실금 또는 배뇨 지연 등이 있다.
다만 경추 척수증에서는 대부분 양측에서 증상이 나타나지만, 뇌졸중은 한쪽만 마비되는 경우가 많다. 경추 척수증은 서서히 악화되는 반면 뇌졸중 등은 갑자기 발현한다. 또한 말하기 능력은 뇌질환에서 더 심하게 약화돼 실어증, 발음 이상, 언어 이해 장애가 나타난다. 손 기능에서도 차이가 있다. 경추 척수증은 손놀림이 둔해 젓가락질과 같은 손의 미세 조절이 어려워지는 반면, 파킨슨병은 손떨림(진전)이 주된 증상으로 나타난다.
세란병원 척추내시경센터 김지연 센터장은 "경추 척수증과 뇌질환은 보행 장애의 양상, 손 사용의 어려움, 척수 반사의 양성 여부 등에서 중요한 차이가 있다"며 "팔다리의 힘이 빠지지만 언어장애가 없을 경우, 사고의 이상이 없고 젓가락 사용이 어려워지며 보행 시 양손발이 저리다면 경추 척수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추 척수증 진단에는 경추 MRI가 필수다. 이는 척수가 눌리는 위치, 압박 정도, 디스크 상태, 골화 등을 평가한다. 다만 다리 증상(저림, 마비, 보행장애)가 있는 경우에는 경추가 아닌 요추 병변(허리 디스크. 협착증) 때문일 수 있어 허리 MRI 검사도 고려한다. 또한 상하지 증상이 모두 있는 경우에도 허리 MRI 검사를 시행할 수 있다.
김지연 센터장은 "경추 척수증과 뇌질환은 증상이 비슷할 수 있지만, 급성으로 진행되는 뇌졸중과 달리 경추 척수증은 천천히 진행된다는 차이점이 있다"며 "경추 척수증도 대소변 조절이 어려운 장애가 동반되는 만성 질환으로 갈 수 있으므로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지연 센터장은 "경추 척수증은 척수 압박의 정도, 증상의 진행속도에 따라 보존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를 결정한다. 보행장애와 배뇨 문제 등 증상이 악화되거나 척수 압박이 심하면 수술이 필요하다"며 "경추 후궁 성형술, 후궁절제술 등 어떤 수술이 필요한지는 병변의 위치, 나이에 따라 달라진다. 재발 방지를 위해 무리한 목 사용을 피하고 근력운동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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