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2001년생 톱랭커' 전하영(24·서울시청·세계 2위)이 SK텔레콤 그랑프리 여자사브르 사상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대한민국 여자 사브르 대표팀 전하영은 4일 서울 송파구 SK핸드볼경기장에서 펼쳐진 국제펜싱연맹(FIE) SK텔레콤펜싱그랑프리 결승에서 '한솥밥 선배' 김정미(25·안산시청·세계 97위)를 15대13으로 꺾고 우승했다.
2015년부터 플뢰레에서 사브르로 종목이 바뀐 SKT그랑프리에서 남자 사브르의 경우 2017년 김정환, 2019년, 2023년 오상욱이 금메달을 따낸 적이 있지만 여자 사브르는 금메달이 없었다. 2016년 서지연, 2019년 김지연의 은메달이 최고 성적이었다. 전하영이 사상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명의 한국선수가 함께 포디움에 오른 것도, 나란히 결승에 진출한 것도 처음이다. 전하영-김정미가 사상 첫 동반 결승행 역사를 썼다. 이국현 코치가 이끄는 대한민국 여자사브르 대표팀이 봄날, 안방 피스트에서 위대한 새 역사를 썼다.
전하영은 세계 2위, 톱랭커로 지난해 파리올림픽 단체전 은메달을 따낸 후 지난해 11월 오를레앙그랑프리, 알제리월드컵 개인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거침없는 금빛 기세를 안방서도 이어갔다.16강에서 파리올림픽 단체전 결승 금메달을 내준 우크라이나의 알리나 코마시슈크(세계 27위)를 15대10, 8강에서 이탈리아 에이스 미첼라 바티스톤을 15대8로 꺾고 4강행, 동메달을 확정지었고, 4강서 '세계 6위' 사라 누차(프랑스)를 상대로 단 한번도 리드를 내주지 않는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15대10 승리, 결승에 진출했다.
무엇보다 이날 하이라이트는 '세계 97위' 복병, 김정미의 반전 승부였다. 16강에서 세계 1위 일본 에무라 미사키를 15대13으로 꺾고 8강에 오르는 대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8강서 일본 오자키 세리를 15대8로 돌려세우며 한일전 2연승과 함께 4강행, 생애 첫 포디움에 올랐다. 4강서도 그녀는 멈출 뜻이 없었다. '세계 3위' 불가리아의 요아나 일리에바를 15대11로 꺾고 결승행을 확정지었다.
SKT그랑프리 사상 첫 한솥밥 결승전, 전하영과 김정미가 금, 은메달을 확보한 채 한판 승부에 나섰다. 이날 16강부터 이들의 경기를 현장 직관한 김택수 진천선수촌장은 결승전을 앞두고 두 선수를 만나 "너무 멋진 경기를 했다. 축하한다. 자랑스럽다"고 격려하면서 "같은 팀끼리 하는 결승전인 만큼 서로를 응원하면서 정말 멋진 경기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김 촌장의 당부대로 결승전은 명승부였다. 한치 양보 없는 뜨거운 혈투를 펼쳤다. 김정미가 3번을 연속 베며 앞서갔지만 전하영이 3-3으로 추격했다. 4-4에서 다시 김정미가 3점을 잡아내며 앞서나갔지만 전하영이 다시 7-7, 8-8 균형을 맞췄다. 그러나 혈투가 이어졌다. 전하영이 2점을 앞서나가자 김정미가 2점을 추격했고, 11-10으로 다시 승부를 뒤집더니 손목 베기로 점수 차를 12-10으로 벌렸다. 전하영이 12-11로 쫓아오자 김정미는 비디오 판독을 요구하며 우승 의지를 보였다. 12-12, 또다시 팽팽한 혈투가 이어졌다. 전하영이 내리 2점을 베어내며 14-12로 앞섰지만 김정미도 마지막 순간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14-13까지 추격했다. 전하영이 마지막 15번째, 사상 첫 우승의 파란불을 켰다. 금, 은메달을 함께 따낸 두 선수가 함께 포즈를 취하며 미소 지었다. 런던올림픽 개인전 금메달 김지연, 파리올림픽 단체전 은메달을 합작한 윤지수 등 선배들이 떠난 자리, 그녀들의 투혼을 이어받은 될성부른 후배들이 안방에서 폭풍성장을 입증했다.
한편 남자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포디움에 오르지 못했다. 8강에서 '세계1위' 오상욱이 '구 세계1위' 산드로 바자제(조지아)에게 일격을 당하며 멈춰섰다. '2003년' 황희근(한체대)이 16강 한솥밥 대결에서 세계 5위 박상원(대전시청)을 꺾고 8강에 오르며 파란을 예고했지만 헝가리 크리스티안 라브에게 13대15로 분패하며 생애 첫 포디움을 아깝게 놓쳤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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