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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5㎞ 던졌는데 "100% 아냐" 너털웃음 → 전직 ML리거의 위엄 "완투승? 욕심났지만…"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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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인천 찬호'는 여유가 넘쳤다. 8이닝, 최고 155㎞ 공을 90개가 던진 투수 같지 않았다.

SSG 랜더스 미치 화이트는 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주중시리즈 1차전에서 8이닝 3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 팀의 7대1 완승을 이끌며시즌 2승째를 따냈다.

지난 4월 17일 한화를 상대로 복귀전을 치른 이래 4번째 경기, 비로소 자신의 진면목을 보여준 압도적인 투구였다. 롯데가 기록한 안타 3개 중 2개는 황성빈의 부상으로 인해 대신 투입된 김동혁이 친 안타다.

기존 선수들의 출루는 레이예스가 4회초 롯데의 유일한 득점을 만든 적시타를 쳤고, 나승엽이 7회 볼넷 하나를 얻어낸게 전부였다. 그만큼 이날 화이트의 피칭이 완벽했다.

단 2시간 14분만에 끝난 경기였다. 올시즌 KBO리그 경기중 4번째로 짧은 경기시간이다.

경기 후 만난 화이트는 "최대한 공격적으로 임했다. 그게 원래 내 스타일"이라며 미소지었다. 3개뿐인 삼진에 대해서는 "삼진은 순간 기분이 좋지만, 이닝을 더 먹어주는게 팀에겐 우선시되는 미덕"이라고 덧붙였다.

"롯데 타자들이 공격적이라고 들어서 반대로 그걸 좀 이용하고자 했다. 앞 카운트에서 컨택을 많이 하도록, 빨리빨리 잡을 수 있게 플랜을 짰고 그게 잘 먹혔다."

8회까지 투구수는 90개에 불과했다. 선발투수의 투구수를 100~120개로 보고, 7대1 6점차임을 감안하면 완투도 노려볼만했다.

하지만 이숭용 SSG 감독은 화이트 대신 이로운을 투입해 경기를 확실히 마무리짓는 것을 택했다. 화이트는 "개인적으로 욕심이 난건 맞다"며 웃으면서도 "시즌 전체를 생각해야하니까, 8회 끝나고 쉬는게 나을 것 같았다"고 돌아봤다.

지난달 29일 삼성전에선 5이닝 1실점으로 아쉬운 결과를 냈던 그다. 경기전 만난 이숭용 감독도 "구위 같은 건 이미 차고 넘치고, 이닝 소화력만 늘어나면 더 만족스러울 것 같다"고 평했다. 화이트 역시 "전적으로 동의한다. 이닝이 최우선이다. 앞으로도 가능하면 7~8회까지 던지며 최대한 불펜에 휴식을 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특히 1회말부터 최정이 3점 홈런으로 선취점을 안겨준데 대해 "정말 큰 도움이 됐다. 또 추가점도 바로 냈고, 수비도 좋아서 굉장히 편안하게 던진 하루였다"고 설명했다.

이날 직구 최고 구속은 155㎞, 투심은 152㎞였다. 직구와 투심 외에도 컷패스트볼, 커브, 포크볼, 스위퍼 등을 두루두루 섞어던지며 전직 메이저리거의 존재감을 뽐낸 경기였다.

앞서 KT전 때는 최고 158㎞를 기록해 화제가 된 바 있다. 하지만 화이트는 "구속 욕심은 없다"고 했다.

"주자가 득점권에 깔려있을 때는 전력투구를 해야되겠지만, 주자가 없을 때는 굳이 100%로 던질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 현재 몸상태는 아주 좋다. 빌드업으로 따지면 최종 단계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화이트는 "문화적으로도 크게 힘든 점은 없다. 사소한 상황에서 다른 부분은 통역이 잘 해주고 있고, 일단 음식이 나와 잘 맞는게 가장 좋다"며 환하게 웃었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