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남자농구 창원 LG가 창단 첫 우승을 향해 비상하고 있다. 조상현 감독이 이끄는 창원 LG는 9일 홈 창원체육관에서 서울 SK와 '2024~2025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7전4승제) 3차전을 치른다. LG는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원정 1, 2차전에서 모두 승리했다. 역대 챔프전에서 1, 2차전을 모두 잡은 팀의 우승 확률은 84.6%(13회 중 11회)다.
예상을 깬 쾌거다. LG는 이번 시즌 정규리그에서 SK에 1승5패로 열세였다. 하지만 챔프전에서 SK를 연달아 격파하며 환호했다. 그 중심에는 '2001년생 트리오' 유기상 양준석, 칼 타마요(필리핀)의 활약이 있다. 타마요는 이번 챔프전에서 '농구의 신' 모드를 작동하고 있다. 벌써부터 "LG가 우승하면 가장 강력한 '챔프전 MVP' 후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그는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SK를 상대로 5경기를 소화했다. 평균 27분19초 동안 10.8득점-6.8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하지만 챔프전 두 경기에선 평균 35분39초를 뛰며 25.5득점-8.5리바운드를 잡아냈다. 타마요는 "이런 (열정적) 분위기에서 내가 더 열심히 노력하는 것을 좋아한다. 농구를 좋아하기에 더 잘 된 것 같다"며 "개인 수상보다 목표는 챔피언이다. 물론 나에게 수상 기회가 온다면 감사하게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일단 창원에서 챔피언이 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유기상은 챔프전 두 경기에서 평균 36분54초를 뛰며 10.5득점-6.0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정규리그 (평균 30분18초-11.0득점-2.6리바운드)와 비교하면 출전 시간 자체가 크게 늘었다. 득점은 다소 떨어졌지만, 왕성한 활동량과 수비력으로 코트를 누비고 있다. 특히 2차전에선 3점슛 4개를 꽂아 넣으며 맹활약을 펼쳤다. 양준석은 챔프전 1, 2차전에서 SK 앞선을 막아내는 데 앞장섰다. 필요한 순간 득점포를 기록하며 박수를 받았다. '캡틴' 허일영이 "두 선수가 이렇게 빨리 성장할 줄 몰랐다. 점점 좋아지는 것이 보인다"며 "워낙 몸 관리를 잘한다. 쉬는 날에도 정말 열심히 훈련한다"고 칭찬했다.
사실 LG의 어린 선수들은 이번 시리즈의 '변수'로 꼽혔다. 생애 첫 챔프전인 만큼 경험에서 밀릴 수 있다는 분석이었다. 하지만 이들은 경기를 치르며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LG는 이들의 성장을 앞세워 창단 첫 우승을 노린다. LG는 프로농구 원년인 1997년부터 리그에 참여했다. 2000~2001시즌, 2013~2014시즌 챔프전에 올랐지만 모두 준우승에 머물러 아직 우승이 없다.
반면 정규리그 1위 SK는 챔프전서 벼랑 끝으로 계속 몰리고 있다. 올 시즌 통합우승을 노리고 있지만, 홈에서 두 경기를 모두 내주며 위기를 맞았다. 김선형 안영준 등 주축 선수들이 다소 부진하다. 또 오세근 최부경 등이 부상을 안고 뛰고 있다. 그렇다고 물러설 생각은 없다. SK는 2차전에서 '깜짝 카드' 고메즈 델 리아노를 앞세워 매서운 힘을 발휘했다. '에이스' 자밀 워니가 건재하고 전희철 SK 감독의 추가적인 깜짝 전술도 강력한 무기다.
정상을 향한 치열한 경쟁에 팬들의 뜨거운 관심이 모아진다. 더욱이 SK와 LG는 올 시즌 정규리그 관중 순위 1, 2위 팀이다. LG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9일 열리는 3차전 티켓은 불과 3분 만에 매진됐다. 두 팀은 '만원관중' 속 정상을 향한 물러설 수 없는 세 번째 대결을 벌인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