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왼손 임찬규'로 성공적인 변신을 한 LG 트윈스 최채흥이 더블헤더로 인해 또한번 선발 기회를 얻을까.
LG는 지난 7일 잠실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서 2대5의 역전패를 했다. 그날 경기에 패하고 한화 이글스가 이기면서 LG는 처음으로 1위 자리에서 내려와 2위가 됐다. 한화는 9일 키움 히어로즈전서 7대4의 역전승을 하며 LG와의 격차를 1.5게임으로 벌렸다.
뼈아픈 패배였지만 소득은 있었다. 바로 임시 선발로 나선 최채흥의 호투였다. 최채흥은 부진하면 곧바로 불펜을 투입하겠다는 염경엽 감독의 조금은 냉철한 경기 플랜 속에서 4회까지 단 1안타만 내주는 짠물 피칭으로 무실점의 호투를 펼쳤다. 2-0으로 앞선 5회초 선두 타자 양석환에게 볼넷을 내주고 곧바로 오명진과 강승호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1실점 후 무사 2,3루의 위기에서 김진성으로 교체, 다행히 김진성이 위기를 무실점으로 막는 슈퍼 피칭을 해 최채흥의 실점은 1에서 멈췄다.
최채흥은 구속이 빠른 투수는 아니었다. FA 최원태의 보상 선수로 LG로 넘어온 뒤 염 감독은 임찬규와 같은 스타일로의 변신을 권했다. 구속에 집착하지 말고 구종간의 구속차를 이용해 직구의 체감 속도를 높이는 전략을 쓰라는 것.
2군에서 이를 연습했고, 4월 25일 삼성전서 5이닝 동안 3안타(1홈런) 8탈삼진 1실점의 호투를 한 뒤 1군 선발 기회를 얻었고 7일 두산전의 깜짝 호투를 할 수 있었다.
136~142㎞의 범우를 보인 직구를 18개, 126~136㎞의 슬라이더를 22개, 120~126㎞의 체인지업을 6개, 104~117㎞의 커브를 11개 던지며 총 57개의 공을 뿌렸다.
당초 염 감독은 최채흥을 선발 등판 후 곧바로 2군으로 내리려 했으나 다음날 그는 1군에 있었다. 기회를 계속 주겠다는 뜻.
염 감독은 두산전서 정수빈 케이브 김재환 오명진 등 두산의 왼손 타자들에게 삼진 4개를 뺏는 등 좋은 피칭을 한 것에 긍정적인 평가를 해 불펜 자원으로 활용할 뜻을 보였다.
그런데 그에게 한번 더 선발 등판의 기회가 주어질 지도 모른다. 9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이 우천으로 취소되면서 10일 더블헤더로 치러지게 됐기 때문.
10일 경기에 9일 등판이 예정됐던 손주영과 임찬규가 모두 등판하게 됐다.
그러면 로테이션상 15일 잠실에서 열리는 키움 히어로즈전에 선발 투수가 애매해 진다. 10일 나서는 손주영과 임찬규 중 한명이 나흘 휴식 후 등판을 해야 하는 상황이 생기는 것.
투수들의 체력 관리를 위해선 임시 선발이 나가는 것이 최선이다. 다행히 최채흥이 있어 고민할 필요는 없다. 더블헤더에 나선 손주영이나 임찬규 중 컨디션이 괜찮고 체력적으로도 문제가 없다고 판단되는 투수가 15일 키움전에 등판하면 되고, 둘 다 조금 무리라고 판단되면 최채흥에게 선발 기회를 주면 되는 일이다.
최채흥이라는 임시 선발이 갑자기 튀어나왔기에 조금은 편하게 고민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