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올 시즌 부상 고민이 커지고 있다. 그럼에도 포항 스틸러스를 웃게 한 힘은 어린 선수들의 활약이었다. 포항은 10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수원FC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5' 13라운드 경기서 이호재의 멀티골로 2대0 승리했다. 포항은 이날 승리로 박태하 감독 부임 후 수원FC전 첫 승리를 챙겼다. 지난해 4차례 맞대결에서는 3무1패에 그쳤었고, 올 시즌 첫 맞대결에서도 1대1 무승부를 거뒀다. 포항은 승리와 함께 최근 2경기 1승1무로 다시 상승세를 탈 준비를 마쳤다.
포항 팀 색깔이 잘 드러난 경기였다. 점유율 52대48, 슈팅 8대4로 전반적으로 공격을 주도하기 위해 노력했다. 중원에서 활약한 김동진 오베르단 한찬희, 공격에서는 김인성 강현제 홍윤상 등의 분전이 돋보였다. 마무리는 이호재가 지었다. 안양전 리그 4호골 이후 3경기에서 침묵했던 이호재는 수원FC를 상대로 멀티골을 터트리며 문전에서의 날카로움을 과시했고,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다만 포항은 승리에도 크게 웃을 수 없었다. 추가 부상자가 발생하며, 부상 공백에 대한 고민이 커졌다. 오베르단이 전반 부상으로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오베르단은 공중볼 경합 도중 착지하는 과정에서 부상을 당하며 고통을 호소했고, 곧바로 의료진의 부축을 받으며 교체됐다. 수비진에서는 이태석이 이탈했다. 이태석은 후반 17분 허벅지 부상을 호소하며 벤치로 들어갔다. 두 선수는 올 시즌 포항 중원과 수비의 핵이다. 아직 정확한 부상 경과가 나오지 않았으나, 장기 이탈한다면 포항 전력에 큰 손실임은 부정할 수 없다. 이미 완델손 이동희 안재준 김종우 등 핵심 자원들이 대거 이탈한 상황이기에 더 뼈아프다.
그럼에도 포항이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 기대하는 힘은 젊은 선수들의 약진이다. 포항은 올 시즌 어려운 시기에 박태하 감독의 적극적인 유망주 기용으로 위기를 타개했다. 시작은 5라운드 전북전이었다. 당시 교체로 투입된 강민준 이창우 조상혁 강현제가 활약하며 2-0으로 끌려가던 경기를 2대2로 만들었다. 전북전을 기점으로 무패 행진을 달리며 반등에 성공했었다. 본격적으로 기회를 받기 시작한 젊은 선수들은 기대 이상의 경기력으로 포항의 상승세에 기여했다. 이날 수원FC를 상대로도 마찬가지였다. 선발로 출전한 김동진이 중원에서 경기 조율과 더불어 뛰어난 패스로 시선을 사로 잡았고, 부상 복귀한 한현서도 태클과 커버 능력로 수비 중심을 잡았다. 이태석의 부상으로 교체 투입된 강민준 역시 역할을 잘 소화하며 팀의 무실점 승리에 기여했다. 오베르단과 이태석의 빈 자리에도 베테랑 선수들 외에도 황서웅 이동협 등 기회만 온다면 터질 가능성이 충분한 유망주들이 기다리고 있다. 두 선수를 완벽히 대체하긴 어렵지만, 최근 포항 유망주들의 활약을 고려하면 기대감은 충분히 가질만 하다. 위기를 버티면 기회가 온다. 올 시즌 포항이 이미 보여준 바 있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