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홈런? 아직도 칠 수 있다. 자신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 전설의 강타자 매니 라미레즈(53). 갑자기 한국을 왜 찾았을까.
라미레즈. 설명이 필요없는 레전드다. 타격하면 메이저리그 역사에 빼놓을 수 없는 최고의 슈퍼스타였다. 메이저리그 통산 2302경기를 뛰며 통산 타율이 3할1푼2리다. 555홈런 1831타점 1544득점. 방망이 하나로는 늘 리그 최고 선수로 인정받았다. 보스턴 레드삭스를 상징하는 선수였다. 올스타 12번 선정에 실버슬러거 9번을 수상했다. 2004년 월드시리즈 MVP이기도 했다. 긴 레게 머리는 그의 트레이드 마크와 다름없었다.
그 라미레즈가 11일 고척스카이돔을 찾았다. '2025 레전드 매치' 성사를 위해서다. 미국 빅터 크루즈 단장이 이끄는 '레전드 유나이티드'는 올해 11월, 12월 중 한국과 일본에서 '2025 레전드 매치'를 열 계획이다. 한 마디로 미국, 한국, 일본 레전드 스타들이 친선 경기를 벌이는 것. '레전드 유나이티드'는 이를 위해 이날 고척스카이돔에서 한국프로야구은퇴선수협회와 공식 협약식을 맺었다. 이 자리에 대표 선수 자격으로 라미레즈가 참가했다. 또 다른 메이저리거 루이스 엘리시아도 감독 자격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엘리시아 역시 메이저리그 1341경기를 뛴 내야수다.
라미레즈는 "한국에서 환대를 해주셔서 감사하다. 마치 집에 온 것 같은 느낌이다. 내가 한국어만 조금 더 잘하면 좋지 않을까 싶다"고 말하며 밝게 웃었다. 한국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라미레즈는 이번 '레전드 매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된 이유에 대해 "나에게 매우 중요한 일이다. 단순히 경기만 하는게 아니다. 야구를 통해 한국과의 문화가 잘 융합되기를 희망한다. 또 이 매치가 1회성이 아닌, 매년 개최되는 대회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결국 대회가 흥행하기 위해서는 라미레즈와 같은 스타 플레이어들의 참가가 절실하다. 라미레즈는 "내가 직접 다양한 선수들과 접촉중이다. 대표적으로 앤드류 존스에게도 얘기를 했다. 팬들이 원하는 건 당연히 유명한 선수들을 보기 위함이다. 그 부분을 추족시키고 싶다"고 강조했다. 알리세아 감독과 크루즈 단장의 입에서 바톨로 콜론, 스캇 카즈미어, 아니발 산체스 등의 이름이 나오기도 했다. 현역에서 뛰는 선수들의 참가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했다.
세월이 흘러 라미레즈도 이제 50세가 넘은 '아저씨'다. 실전에서 홈런을 칠 수 있을 것 같냐는 질문에 "지금도 배팅 훈련을 한다. 몸 관리도 열심히 하고 있다. 자신 있다"고 밝혔다.
전설적 타자로 최근 눈여겨보고 있는 현역 후배가 있느냐는 물음에는 "나는 타자였기에, 오타니(LA 다저스)를 유심히 보고있다. 보스턴 선수들과도 자주 연락한다. 기술적인 부분들을 공유한다"고 말했다. 라미레즈는 이날 고척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한화 이글스 경기 시타자로도 나섰는데, 이에 앞서 한화 외국인 타자 플로리얼과 만나 반갑게 인사하고 오랜 시간 대화를 나눴다.
라미레즈는 마지막으로 "대회 뿐 아니라 또 다른 아이디어가 있다. 한국에 재능 있는 선수들이 많다고 들었다. 내가 참가하는 타격 아카데미도 만들어보고 싶다. 내 커리어를 활용한 아카데미 운영을 원한다. 한국에서도 '제2의 오타니'가 나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고척=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