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성전환 선수의 출전 자격을 심판에게 문의했다는 이유로 FA(잉글랜드축구협회)로부터 징계를 받았던 여자 아마추어 선수가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고 BBC가 10일(한국시각) 전했다.
랭커셔 출신의 세리스 본(17)은 지난해 7월 프리시즌 친선경기에서 상대한 지역 여자팀 선수 중 한 명에게 "당신은 남자인가"라고 물었다. 해당 선수는 자신이 트랜스젠더임을 분명히 했고 경기 뒤에 이야기 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본은 심판에게 "이 선수가 오늘 경기에 나설 수 있는가"라고 물었고, 당시 심판은 "잘 모르겠지만, 친선경기이기 때문에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고 답했다. 이 상황을 지켜본 상대팀 주장은 본에게 다가와 "적절한 질문도 아니고 좋은 말도 아니다. 트랜스젠더 혐오를 경기장에서 드러내지 말라"고 쏘아붙였다.
경기 후 며칠 뒤 상대팀 측은 축구 차별 금지 단체 킥 잇 아웃(Kick it Out)을 통해 랭커셔축구협회에 본을 고발했다. 심리 과정에서 본이 해당 경기에서 트랜스젠더 선수를 두고 "너 남자냐", "그건 남자잖아", "다신 여기 오지마" 등의 발언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본은 이를 부인하며 "상대방이 선택한 정체성에 도전하려는 의도는 없었고, 경기 규칙이 준수되는 지를 알고 싶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랭커셔축구협회 측은 본이 '호기심 이상의 지속적 행동'을 했다고 판단, 본에게 출전 정지 및 평등-다양성 교육을 온라인 이수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본은 즉각 항소했고, 일각에선 그가 제대로 변호할 기회를 얻지 못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지난해 11월엔 본을 지지하는 여성 인권 운동가들이 남자 대표팀 경기가 열린 웸블리스타디움 앞에서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FA항소위원회는 지난 2월 '본이 제시한 증거가 축소됐고, 진술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원심 무효 및 새 조사를 받을 것을 명령했다. 본과 랭커셔축구협회 모두 항소하지 않으면서 사건은 종결됐다. FA는 오는 6월 1일부터 트랜스젠더 여성의 여자 축구 출전을 금지하기로 했다.
본은 "내가 한 일이 옳았다는 게 사실상 인정됐다. 내가 심판에게 물었을 때 (출전 금지) 규정이 적용됐다면 내가 처벌 받는 일도 없었을 것"이라며 "랭커서축구협회가 나를 대한 방식을 사과하길 바란다. 아주 길고 지루한 사건이었지만, 그럴 이유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새 규정으로 트랜스젠더 여성의 출전이 제한된 것을 두고는 "나도 그들 못지 않게 축구를 사랑한다. 하지만 생물학적 남자와 한 경기에 뛴다면 다른 모든 여자 선수들에겐 불공평하고 나쁜 경험이 될 것"이라며 "여자 축구가 반드시 포용적이어야 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 여자 축구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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