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허상욱 기자] 승리의 기쁨보다 사구에 맞은 친구 걱정이 먼저였다. NC 박건우가 사구에 맞아 경기에서 빠진 두산 정수빈의 상태를 물으며 걱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11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NC와 두산의 더블헤더 2차전 경기, 사구를 맞은 정수빈이 고통에 휩싸였다.
2회초 선취점을 내준 두산이 2회말 공격에서 역전에 성공했다. 김재환과 양석환의 연속 안타와 1사 후 오명진의 볼넷으로 만들어진 1사 만루 찬스에서 김기연이 2타점 적시타를 날려 경기를 뒤집었다.
박준영의 삼진 후 이어진 2사 1,3루 찬스에서 정수빈이 타석에 들어섰다. 정수빈은 풀카운트에서 들어온 최성영의 몸쪽 깊은 직구에 왼쪽 팔꿈치를 강타당했다.
투구 타이밍에 맞춰 배트를 내려던 순간 공을 피하지 못하고 그대로 맞고 말았다. 보호대가 없는 곳에 공을 맞아 큰 부상이 염려되는 순간이었다.
정수빈은 극심한 고통에 휩싸이며 팔꿈치를 부여잡고 그대로 주저 앉았다. 두산 더그아웃에서 재빨리 달려 나와 정수빈의 상태를 살폈다. 한때 같은 팀이었던 박세혁도 정수빈의 상태를 유심히 체크했고 미안함을 전했다.
고통을 이겨낸 정수빈은 1루로 씩씩하게 달려나갔으나 결국 교체되고 말았다. 전광판에 뜬 메디컬 리포트에는 '좌측 전완부 타박으로 보호차원 교체, 아이싱 치료 중'이라는 안내가 나와 팬들을 탄식하게 했다.
경기는 5대2, NC의 승리로 끝이 났다. 승리의 기쁨을 나누던 박건우는 팬들에게 인사를 하기 위해 그라운드에 나선 정수빈을 보며 공에 맞은 곳이 괜찮은지를 먼저 물었다.
사구의 고통은 잊었지만 패배의 아픔은 컸다. 정수빈은 박건우와 인사를 나눈 뒤 아쉬운 표정으로 팬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1차전에 이어 2차전까지 가져간 NC는 7연승을 내달렸고 2연패에 빠진 두산은 9위로 추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