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어쩌면 우린 역사상 최악의 팀일지도 모른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후벵 아모림 감독이 지난 1월 이 발언을 할 때 우려가 쏟아졌다. 맨유가 가시밭길을 걷는 게 맞지만, 감독 입장에서 할 말은 아니라는 것. 토트넘 홋스퍼에서 활약했던 마이클 도슨은 영국 스카이스포츠를 통해 "감독이 너무 직설적으로 말하는 건 때론 위험하다"며 "만약 감독이 내 앞에서 '너희들은 역사상 최악의 맨유 스쿼드 일원'이라고 한다면 결코 기쁘지 않을 것이다. 그가 뭘 하려는 지 이해는 하지만 부끄러운 일이 되고 말았다"고 안타까워 했다.
2024~2025 프리미어리그가 끝물에 다다른 현재. 아모림 감독의 한탄이 현실로 다가오는 모양새다. 맨유는 11일(한국시각) 홈구장 올드 트래포드에서 가진 애스턴빌라와의 프리미어리그 36라운드에서 0대2로 완패했다. 이날 패배로 맨유의 시즌 전적은 10승9무17패(승점 39), 16위가 됐다. 맨유가 한 시즌 17패째를 당한 건 풋볼리그 시절이던 1973~1974시즌 이후 51년 만이다.
패배도 패배지만 순위도 낯설다. 총 20팀이 참가하는 프리미어리그에서 16위는 소위 '강등권'으로 분류된다. 올 시즌에는 입스위치와 레스터시티, 사우스햄턴이 일찌감치 하위권을 형성하면서 챔피언십(2부리그) 강등이 확정돼 맨유는 '강등 경쟁'을 펼치는 대참사만큼은 피할 수 있었다. 그러나 우승 경쟁, 중위권 확보도 아닌 하위권에서 시즌을 마친다는 건 맨유 입장에선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이다.
아모림 감독은 애스턴빌라전을 마친 뒤 "맨유 감독이 이 순위에 있을 때 느껴야 할 것은 부끄러움"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여기 있는 모든 이들이 많은 걸 진지하게 생각해야 한다. 모두 유로파리그 결승을 생각하고 있지만, 그게 문제가 아니다. 시즌 종료 후 해결해야 할 큰 일이 있다"며 "나 자신 뿐만 아니라 이 팀의 문화를 말하는 것이다. 지금은 맨유 역사상 가장 결정적인 순간이다. 우리는 올 여름 강해져야 한다. 다음 시즌에도 이런 모습을 보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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