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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하게 치시더라" 박용택 이대호 김태균, 빈손으로 돌아선 야구레전드 삼총사의 위대한 도전[SK텔레콤오픈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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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야구레전드도 골프는 어렵다.

박용택 이대호 김태균은 설명이 필요 없는 프로야구 레전드 출신. 소속팀 원클럽맨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삼총사는 각각 LG, 롯데, 한화에 영구결번을 새겨넣은 슈퍼스타들이다.

레전드 삼총사가 야구 대신 골프로 색다른 도전에 나섰다.

SK텔레콤오픈 2025 개막을 하루 앞둔 14일 제주 서귀포 핀크스 GC에서 열린 채리티오픈에서 삼총사가 한 팀을 이뤄 골프 레전드 최나연 김하늘 이보미에게 도전장을 냈다.

야구 레전드 삼총사는 장타력을 앞세워 위대한 도전에 나섰다.

하지만 골프는 쉽지 않았다. 골프 레전드들보다 드라이버 티샷을 멀리 보내는 데까지는 성공했지만 거기까지였다.

아이언샷부터 어프로치 퍼트까지 정확도를 앞세운 여성 골프 레전드 삼총사를 당해낼 방법이 없었다.

결과는 사실상 이미 정해져 있었다. 일부러 느슨하게 플레이 하지 않는 한 극복하기 힘든 상대였다. 10번 홀 부터 18번 홀까지 9개 홀에서 진행된 매치에서 야구팀은 단 한 홀도 따내지 못했다. 단 두홀 비긴데 만족해야 했다. 승리팀 만이 확보할 수 있는 기부금 역시 단 한푼도 확보하지 못했다. 이 매치업에 걸려있던 2500만원의 상금 모두 여성 골프 레전드팀의 몫이었다.

호된 신고식을 치른 야구 레전드 삼총사. 처음으로 프로대회 룰대로 프로대회장에서 호된 신고식을 치른 이들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인터뷰에 응했다.

이대호는 "너무 잘 치시는 것 같다"며 "한국 골프계에 명성이 있으신 분들이 냉정하게 치시는 모습에 배울 점이 많았던 날이었다"며 완패를 인정했다.

박용택은 "일부러 배려를 해주시면 오히려 더 불편해질 수 있다"고 자존심을 세우며 "다만 몇 홀 이겨서 기부를 했으면 좋았는데 못한 점이 조금 아쉽지만 날카로운 샷 잘 보고 배웠다"며 환하게 웃었다.

김태균은 "국가대표 선수들이랑 라운딩을 하는 것 같은 긴장감이 있었고, 개인적으로 굉장히 영광스러운 라운딩이었다"며 감사함을 표했다. 프로대회의 엄격한 룰대로 진행된 플레이는 힘들었지만 소중한 경험이었다.

김태균은 그린 주변 러프 경사지에서 룰대로 드롭을 한 뒤 기가 막힌 어프로치로 홀 근처에 세우는 멋진 샷을 뽐내기도 했다. 김태균은 "(프로 룰대로 라운드를) 당연히 처음해봤다. 그렇게 까다로운 지 몰랐고, 놀랐지만 그 상황에서 어프로치를 잘해 기분이 좋았다"며 웃었다.

박용택은 "첫 홀에 저와 태균이 티샷이 러프 좀 깊숙한 데로 들어갔는데 태균이가 저한테 '형 이거 안 빼놓고 쳐요?' 묻더라"고 웃으며 "너무 재미있었다"고 재차 강조했다.

야구와 다른 골프의 매력. 은퇴 후 즐길 수 있는 좋은 취미다.

이대호는 "야구보다 공이 멀리 나아가는 것도 재미 있는데 쉽지는 않은 것 같다. 진짜 잘 맞을 때도 있고 안 맞을 때도 있는데 '빨리 늘지 않는 게 골프다. 그리고 욕심 부리면 안 되는 게 골프다'라는 걸 많이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야구와는 달리 골프는 오른손으로 엄청난 스윙스피드로 장타력을 과시한 박용택은 "만약 골프가 직업이었으면 정말 재미없었을 것 같다"며 "그만큼 정말 마음대로 되는 게 아무 것도 없다. 야구는 가끔 저희 마음대로 되는 때가 있었는데…"라며 웃었다.

김태균은 "골프는 반전 매력이 있는 것 같다. 라운딩 올 때는 기분 좋게 왔다가 집에 가서는 이불 킥 하게 하는 그래서 또 다음을 또 도모하게 하게 하는 그런 매력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1조 경기에서는 징유빈 이승민 서경석 조가 3UP으로 최경주 김선영 이경규 조를 물리치고 1750만원을 기부했다. 3DN의 최경주 김선영 이경규 조는 750만원을 기부했다.